'슈퍼버그' 잡는다→세균과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정종오 2023. 8. 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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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버그의 출현으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국내 연구팀이 다제 내성균에 강한 활성을 보이는 천연 항생물질을 모방한 새 항생제를 개발했다.

방정규 KBSI 박사는 "합성 항생제가 극복하지 못한 내성균에 대해 수천년 동안 생존한 동·식물에서 유래된 항균 펩타이드를 모방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했다"며 "세균과 전쟁에서 또 하나의 생존 전략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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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I 연구팀, 항생제 내성 극복 길 찾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버그의 출현으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국내 연구팀이 다제 내성균에 강한 활성을 보이는 천연 항생물질을 모방한 새 항생제를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양성광, KBSI)은 바이오융합연구부 방정규 박사 연구팀이 조선대(총장 민영돈) 의과대학 신송엽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항균 펩타이드의 양친매성 특성을 모방한 새로운 저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한 양친매성 화합물은 내성균에 대항해 강한 활성을 보이면서도 독성이 적고 효소에 안정적이며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기존 합성 항생제를 대체할 차세대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균 펩타이드 모방체의 항균 효과 모식도. 모방체 화합물의 항균활성, 항균작용기전, 항생물막활성, 항염증활성, 단백질 가수분해효소에 대한 안정성과 기존 항생제와 시너지 효과를 나타냈다. [사진=KBSI]

1928년 페니실린 발견 후 발전을 이어온 항생제 덕분에 인간은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항생제 오남용의 결과로 나타난 슈퍼버그(내성균)는 인간의 수명을 다시 단축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항생제 개발은 오랜 시간과 고비용이 드는데 내성균은 빨리 발생해 많은 제약회사들이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많은 과학자들이 합성 항생제 대신 자연 생물에서 추출한 항생물질인 항균 펩타이드를 원료로 천연 항생제를 만들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항균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50개 미만으로 이뤄진 양친매성 물질이다. 꿀벌의 멜리틴이 대표적이다.

멜리틴은 내성균에도 강력한 항균력을 갖는다. 다만 독성, 짧은 반감기, 고비용 등의 문제로 인간에게 직접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항균 펩타이드 모방체는 데옥시티미딘(deoxythymidine)을 몸체로, 두 개의 구아니딘(guanidine) 또는 아민(amine) 그룹을 연결해 양이온성(친수성)을 띠게 하고 두 개의 아다만틴(1-adamantanemethyl) 작용기를 연결해 소수성을 띠게 했다. 항균 펩타이드와 같은 형태의 양친매성 구조를 이루도록 설계했다.

이 모방체 화합물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그람양성균, 그람음성균에 대해 강력한 항균력을 나타냈다. 단백질 분해 효소와 혈청에 대해서도 강한 저항성을 보였다.

700~800 달톤(Da,질량단위) 정도 분자량을 갖는 저분자 물질로 제조 과정이 간단하다. 이 때문에 펩타이드 제조의 일반적 단점인 복잡한 개발 공정과 고비용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이번 공동연구에서 KBSI 방정규 박사는 양친매성 물질의 설계·합성을 담당했다. 조선대 의예과 신송엽 교수는 약물의 활성과 작용기작을 규명했다.

신송엽 조선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항균 펩타이드 모방체는 항균작용은 물론, 항생물막과 항염증 활성도 갖췄다”며 “항균 펩타이드의 생체 내 불안정이라는 한계점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방정규 KBSI 박사는 “합성 항생제가 극복하지 못한 내성균에 대해 수천년 동안 생존한 동·식물에서 유래된 항균 펩타이드를 모방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했다”며 “세균과 전쟁에서 또 하나의 생존 전략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논문명 : Evaluation of deoxythymidine- based cationic amphiphiles as antimicrobial, antibiofilm, and anti-inflammatory agents)는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지 7월 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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