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빠진 ‘무량판’ 15개 단지 공개…8개 단지는 ‘전관 업체’가 감리
[앵커]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아파트 단지 가운데 지하 주차장을 만들면서 철근을 제대로 시공하지 않은 15곳이 공개됐습니다.
문제가 된 현장 중 절반 이상은 공사를 관리 감독해야 할 감리 업무를 LH 퇴직자가 재취업한 이른바 '전관 업체'가 담당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보담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시의 LH 공공임대 아파트입니다.
무량판 구조의 지하주차장 기둥에서 설계 부실로 보강 철근 10여 개가 빠졌지만, 주민들은 전혀 몰랐습니다.
[아파트 주민 : "철근도 빼먹은 거 아냐 여기? 우리는 또 잘 지었다고 이사 왔는데 큰일 났네."]
뒤늦게 열린 주민 설명회에선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주민들이 불안해할까 봐 미리 이야기를 안 했다고 하는데 사실상 선생님들 집에 철근이 빠지고 뭐가 작살이 나면 똑같이 생각하시겠어요."]
LH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단지의 무량판 구조 지하주차장 가운데 철근이 누락된 15곳이 공개됐습니다.
공사를 마무리한 9곳 가운데 네 곳은 80% 이상 철근이 빠져 있었고, 공사 중인 6개 단지 가운데 한 곳은 철근이 설계에서 누락됐습니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모든 시공 과정에서 부실이 확인됐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 "국민 안전의 기본이 지켜지지 못한 점, 아프게 반성합니다."]
문제는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부실을 파악하고 바로 잡아야 할 감리입니다.
특히, 15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감리 업체는 LH 퇴직 직원이 재취업한 '전관 업체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3개 단지 감리를 담당한 한 업체에 LH는 최근 5년 동안 730억 원이 넘는 계약을 몰아주기도 했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 4월 주차장 붕괴사고가 난 인천 검단 아파트단지의 감리 업체 가운데 한 곳입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 "(LH) 담당자들, 이런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들이 있고 어떤 잘못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저희들이 내부적으로도 정밀 조사를 할 것이고…"]
국토부는 추가 조사 과정에서 발주처인 LH와 감리업체 사이에서 불법 행위가 의심될 경우 수사를 의뢰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보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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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담 기자 (bod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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