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부담 없는 일본여행 끝?…엔화 상승 예상되는 이유

권애리 기자 2023. 8. 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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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일본여행 다녀오셨다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코로나 때문에 여행길이 한동안 끊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상반기 방문객 숫자가 코로나 이전 규모를 거의 회복한 수준이라죠?

<기자>

상반기에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313만 명에 이르러서 2019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80% 넘게 회복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은 86만 명이 좀 넘는 정도입니다. 4년 전의 절반 넘는 정도만 가까스로 회복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서로 가장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사이입니다.

그런데 올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명 중에 1명 가까이가 한국인이지만 한국을 찾은 외국인 중의 일본인은 5명 중에 1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한국과 일본 서로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을 벗어나면서 전 세계로부터도 외국인들이 우리와 일본을 찾아오고 있는데요.

코로나 전에도 일본을 찾는 외국인이 우리보다 훨씬 더 많기는 했지만 지금 회복세도 일본 쪽이 더 빠릅니다.

일본에는 올해 1천만 명 넘게 찾아와서 코로나 전의 64% 수준까지 회복한 반면에 우리는 443만 명, 역시 코로나 전의 절반 정도만 회복됐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실제 우리가 안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이나 외부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대단히 커진 점 같은 걸 감안하면요.

일본이 전통적인 관광 강국이기도 하지만 역시 이 회복세의 가장 큰 차이는 기록적인 엔화 약세 덕분이 크다고 봐야 합니다.

기왕 어딘가 갈 여행 지금의 싼 엔화로 일본을 즐기는 게 남는 거다, 이런 분위기가 있죠.

<앵커>

말씀하셨던 것처럼 우리가 부담 없이 일본에 놀러 갈 수 있는 이유가 엔화 약세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엔화 약세 이어질까요?

<기자>

예측이 어렵기는 하지만 지금 이렇게 8년 만에 가장 저렴한 엔화, 800원 후반대면 100엔을 살 수 있는 기록적인 저점의 엔화가 하반기부터는 살짝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일본 여행이 지금보다는 부담스러워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전 세계에서 그야말로 나 홀로 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해 오던 일본마저도 사실상의 금리 인상 선언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일본 국채 10년물에 붙여주는 금리의 변동폭, 변할 수 있는 상한폭 상한을 0.5%로 유지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 최대 1% 정도까지 오르는 걸 허용할 수도 있다고 일본은행이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했습니다.

복잡하게 들리는데요. 한마디로 일본도 사실상의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본마저도 이제는 장기간의 제로 금리 수준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겁니다.

일본은 이자를 하나도 받지 않을 테니까 제발 부담 없이 돈 많이 가져가서 소비도 하고 투자도 해라, 엔화를 시중에 마구 푸는 정책을 15년 가까이 펴왔는데요.

전 세계를 고물가가 덮치기 시작한 2021년 이후로도 이 통화 정책을 계속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5년은 대체로 일본뿐만 아니라 온 세상이 낮은 금리에 익숙했죠.

그런데 지난 2년 사이에 일본만 빼고 급격한 고금리가 진행되다 보니까 결국 지금의 기록적인 엔화 약세, 100엔에 800원대까지 엔화가 떨어지는, 저렴해지는 약세가 나타났고요.

제발 물가야 올라라, 사실 물건 값이 떨어지는 게 걱정이던 마이너스 물가까지도 보이던 일본이 이제는 3%대가 넘는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세가 요새는 미국이나 우리와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난해 12월에 사실 한 번 약간의 금리인상이 나왔고요.

이번에는 그보다 더 큰 폭의 인상책을 일본이 제시하게 된 겁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엔화가 이렇게 저렴하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이 엔화를 사서 모으시려는 분들이 있다고요?

<기자>

지난달에 국내 엔화 예금이 역대 최대폭 수준으로 증가를 했습니다.

앵커가 이야기한 대로 엔화가 싸니까 지금 사서 투자 개념으로 모아두자, 이런 사람들도 많고요.

사실 일본 여행을 많이 가다 보니까 바꿔둔, 환전해 둔 엔화 남은 것을 엔화 예금에 넣어둔 사람들도 꽤 많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여전히 엔화는 기록적인 약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당장 지난 주말에 이렇게 일본이 사실상의 금리 인상을 발표한 후에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 모습이 바로 나왔고요.

어제(31일)는 일본 금융 시장에서 갑자기 엔화의 금리가 너무 오르는 모습이 나타나서 일본 은행이 좀 나서서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엔화 가치를 좀 떨어뜨려둔 상태이기는 한데요.

일본 은행이 이렇게 단기적으로 엔화의 가치가 급변동하는 충격들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면서 결국 하반기에는 일본 금리,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는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하반기에는 지금의 8년 만의 최저 수준인 엔화 저점은 벗어나게 되는 것 아니냐, 지금보다는 일본 여행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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