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성, 8년 만에 장애인 수영세계선수권 금메달
2015년 자유형 2관왕 이후 처음 정상 올라
내년 파리 패럴림픽 메달 전망 ‘파란불’
조기성(28·부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이 장애인 수영 최강자를 가리는 2023 파라(Para) 세계선수권대회(영국 맨체스터)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1일(한국시각) 열린 대회 첫 날 남자 평영 50m(SB 3등급) 결선에서 49초21로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찍었다. 스페인의 미겔 루케(49초90), 일본의 스즈키 타카유키(50초69)를 따돌렸다.
루케와 스즈키는 2021년 열렸던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과 2022 파라 세계선수권(포르투갈 마데이라)에 이어 이번 파라 세계선수권까지 3대회 연속으로 나란히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다. 도쿄 패럴림픽 때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던 로만 즈다노프(러시아 패럴림픽 위원회 소속으로 출전)는 최근 국제무대에 볼 수 없다. IP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회원 자격을 정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기성은 도쿄 패럴림픽 평영 50m 6위(51초58), 작년 세계선수권에선 5위(53초00)를 했는데, 이번에는 40초대로 정상에 올랐다. 평영 종목(남녀 50m·100m)에 출전하는 지체장애 선수들의 장애 유형 분류(SB 2~9등급) 중에서 조기성이 속한 SB 3은 두 번째로 중증이다. SB 2-3등급의 경우 평영 50m 경기만 나설 수 있다.
조기성은 선천성 뇌성마비로 걷지 못한다. 같은 SB 3등급이라도 절단 장애 선수들은 스타팅 블록에서 물에 뛰어들지만, 조기성은 배영 선수들처럼 물에 들어가 출발대의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레이스를 할 때는 두 팔로만 추진력을 얻는다. 그나마 오른팔의 기능도 왼팔에 비해 떨어진다. 평영을 할 때 균형을 잡으며 똑바로 나아가기 위해선 왼팔의 힘을 더 빼고, 가슴쪽으로 팔을 당기는 동작도 더 작게 한다.
조기성은 1일 결선 레이스에서 25m 이후 스퍼트를 하며 선두로 나섰다. 순위를 확인한 뒤엔 검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여러 차례 포효했다. 물 밖으로 나와 휠체어에 앉은 뒤엔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조기성의 주종목은 자유형(S4등급)이다. 2015 글래스고 세계선수권 자유형 2관왕(100m·200m), 2016 리우 패럴림픽 자유형 3관왕(50m·100m·200m)을 차지하며 한국 장애인 수영의 스타로 떠올랐다. ‘패럴림픽의 박태환’이라는 찬사도 따랐다. 2018 자카르타-팔렘팡 파라 아시안게임 은메달 3개(자유형 50m·100m·200m)를 건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다 8년 만에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추가했다.
조기성은 2017 멕시코시티 대회에서 조원상(남자 자유형 200m)과 이인국(남자 접영 100m)이 금메달(이상 S14등급·지적장애)을 딴 이후 6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내년 파리 패럴림픽 메달 가능성도 높였다.
67국에서 5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7일까지 열린다. 이탈리아가 첫 날 26개 세부종목 중 금메달 6개를 가져갔고, 개최국인 영국이 금메달 4개를 수확했다. 이탈리아는 2022년 대회(금 27개), 2019년 대회(금 20개)에 이어 3연속 종합 우승에 도전한다. 영국은 2015년 글래스고(8회), 2019년 런던(10회)에 이어 올해 맨체스터(12회)까지 3번 대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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