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학] 아동학대, 정신질환 일으키는 원인 찾았다

정종오 2023. 8. 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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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시기에 부모에게서 떨어져서 방치되거나 학대받을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스트레스 상황을 겪으면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 동안 뇌신경 회로망, 기능이 크게 변화돼 조현병·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정원석 교수 연구팀은 뇌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별아교세포가 스트레스 호르몬에 반응, 흥분성 시냅스를 과도하게 제거하는 현상이 아동 학대와 방임에 따른 정신질환 발병의 주요 원인임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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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팀, 아동기 스트레스→정신질환 일으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아동 시기에 부모에게서 떨어져서 방치되거나 학대받을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스트레스 상황을 겪으면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 동안 뇌신경 회로망, 기능이 크게 변화돼 조현병·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아동기 스트레스에 따른 정신질환의 원인과 그 제어 방법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연구팀이 아동 학대와 방임 등의 아동기 스트레스로 발병하는 정신질환이 별아교세포의 과도한 시냅스 제거에서 시작됨을 찾아냈다.

아동 시기에 부모에게서 떨어져서 방치되거나 학대받을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 현상이 일어난다. 스트레스 상황을 겪으면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 동안 뇌신경 회로망, 기능이 크게 변화돼 조현병·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이 발생될 수 있다. [사진=KAIST]

정원석 교수 연구팀은 뇌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별아교세포가 스트레스 호르몬에 반응, 흥분성 시냅스를 과도하게 제거하는 현상이 아동 학대와 방임에 따른 정신질환 발병의 주요 원인임을 알아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다양한 정신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이 임상적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정확한 발병 작동원리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의 예방, 치료에 크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임상 약물 스크리닝을 진행해 별아교세포의 외부 물질을 잡아먹어 제거하는 역할(포식 작용)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작을 발굴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합성 글루코코르티코이드(synthetic glucocorticoid)가 별아교세포의 포식 작용을 비정상적으로 크게 높이는 것을 발견했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당대사, 항염증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역할을 하는 한편 스트레스와 같은 외부 자극에 의해 분비돼 신체가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만성 스트레스로 글루코코르티코이드에 과도하게 장기간 노출되면 우울증, 인지장애, 불안 증세와 같은 다양한 정신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아동기 스트레스로 인한 별아교세포의 기능 변화를 이해하고자 아동기 사회성 결핍(early social deprivation) 생쥐 모델을 활용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별아교세포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glucocorticoid receptor; GR)와 결합해 별아교세포의 포식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MERTK(Mer Tyrosine Kinase)라는 수용체의 발현을 크게 증가시킴을 알아냈다.

별아교세포는 증가된 MERTK를 통해 다양한 대뇌 피질에 존재하는 특정 신경 세포의 흥분성 시냅스만을 선택적으로 잡아먹어 감소시켰다. 이로 인한 비정상적 신경 회로망 형성으로 추후 성인기에 사회성 결핍과 우울증 같은 복합적인 행동 이상이 일어남을 발견했다.

  

정원석 교수는 “지금까지 아동기 스트레스와 뇌 질환 발병의 메커니즘은 잘 밝혀져 있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과도한 별아교세포의 포식 작용이 정신질환 발병에 있어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뇌 질환의 이해와 치료에 있어서 별아교세포의 면역기능 조절이 근본 타깃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변유경, 김규리 박사과정 학생과 김남식 박사 후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논문명 : Stress induces behavioral abnormalities by increasing expression of phagocytic receptor MERTK in astrocytes to promote synapse phagocytosis)는 셀(Cell) 자매지이자 면역 관련 국제 학술지인 ‘이뮤니티 (IMMUNITY)’ 7월 31일 자 온라인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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