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소중한 사람 보호, 픽사는 정체성에 관심

이정우 기자 2023. 8. 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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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불가능한 임무를 초인적인 체력과 의지로 완수하는 남성의 이야기이다.

보다 특별한 지점은 주인공 이단 헌트(톰 크루즈)가 임무 완수에 앞서 아내, 동료 등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는 점이다.

올해 외화 기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은 정체성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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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거윅 여성의 성장, ‘오펜하이머’놀런은 고독한 개인 그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미션임파서블, 엘리멘탈, 오펜하이머, 바비의 한 장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불가능한 임무를 초인적인 체력과 의지로 완수하는 남성의 이야기이다. 보다 특별한 지점은 주인공 이단 헌트(톰 크루즈)가 임무 완수에 앞서 아내, 동료 등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는 점이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레코닝 파트1’에선 소매치기였던 그레이스(헤일리 앳웰)가 이단이 반드시 지켜야 할 새로운 히로인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이단이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보면, 또 한 번 세계는 위기를 넘기게 된다.

올해 외화 기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은 정체성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불, 물, 공기, 흙 등 4개 원소를 소재로, 서로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았던 불과 물이 서로 사랑하고, 간극을 극복하는 과정이 가족애와 자아실현 등 기존 픽사 애니메이션의 전통적 주제와 함께 펼쳐진다. 픽사의 전작 ‘소울’ 역시 삶의 의미와 개인의 정체성을 돌아보는 과정을 다뤘다. 가족애가 부각됐던 ‘코코’나 인간의 감정을 현미경으로 확대한 듯한 ‘인사이드 아웃’ 역시 정체성 문제와 결부돼 있다. 악당을 처단하고, 영웅이 되는 거창한 목표를 가진 다른 애니메이션들에 비해 픽사의 작품들은 일상의 소소한 발견을 통해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세계적으로 흥행몰이 중인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의 각 감독은 할리우드 시스템 속에서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주의 성향을 갖고 있다. ‘바비’를 연출한 그레타 거윅 감독은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여성 서사를 선보이는 창작자로 늘 여성의 성장을 말해왔다. 그는 ‘레이디 버드’로 청소년기란 터널을 지나는 소녀의 성장을 세심하게 묘사했고, ‘작은 아씨들’에선 고전 소설을 리메이크하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라는 현재 유효한 문제의식을 끌고 온다. 이번 영화 ‘바비’에선 성 상품화의 전형으로 볼 수 있는 인형 ‘바비’를 모든 여성의 원형이자 가능성으로 재해석하며 깔끔한 페미니즘 영화를 만들었다.

‘오펜하이머’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엔 고독한 개인이 단골로 등장한다. 누굴 믿을 것인지 고민하는 ‘메멘토’의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이 피어스)나 꿈인지 현실인지 고민하는 ‘인셉션’의 코브(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홀로 결정해야 한다. ‘다크 나이트’의 배트맨(크리스천 베일)은 가장 고독한 히어로. 블랙홀에 빠진 ‘인터스텔라’의 쿠퍼(매슈 매코너헤이)나 홀로 전투기를 모는 ‘덩케르크’의 파리어(톰 하디) 역시 고독하다. 집단적 경험을 개인화하는 방식에 익숙한 놀런 감독은 이번 영화에선 원자폭탄 개발이라는 역사적 성과 이면에 공산주의자로 몰려 핍박받은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 개인의 고독한 분투를 그려낸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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