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7월은 뜨거웠다…일각 "연말 S&P 5000선 육박"

김정남 2023. 8. 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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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디락스 기대 업고 증시 '활활'
S&P·나스닥 5개월 연속 상승세
국제유가 7월 한달간 16% 폭등
일각 "연말 S&P 5000선 육박"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월가가 ‘뜨거운 7월’을 보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역대급 긴축에 아랑곳 않고 뉴욕 증시는 연일 신기록 행진을 벌였고, 주요 기관들은 속속 연말 증시 전망치를 상향하기 시작했다. 시장은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 낙관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사진=AFP 제공)

S&P·나스닥 5개월 연속 상승

3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7월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8% 상승한 3만5559.5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5% 오른 4588.96에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21% 상승한 1만4346.02를 기록했다.

3대 지수는 7월 모두 상승세를 탔다. 7월에만 13거래일 연속 오르며 주목 받았던 다우 지수는 한달간 3.4% 뛰었다. 두 달 연속 오름세다. S&P 지수는 3.1% 상승했다. 5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 2021년 8월까지 7개월 연속 오른 이후 최장 기간이다. 나스닥 지수는 한달간 4.1% 뛰었다. 나스닥 지수 역시 2021년 4월 이후 처음 5개월 연속 올랐다.

뉴욕 증시가 초강경 긴축 속에서 이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은 경기 연착륙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잇따라 둔화세를 보이며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긴축이 마무리 단계라는 기대가 커지는 와중에 각종 경기 지표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점점 힘을 잃고 있다”며 “지금 나오는 지표들은 골디락스를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공급관리협회(ISM)와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이날 내놓은 7월 시카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2.8을 기록했다. 전월(41.5)보다 나아진 수치다.

게다가 기업 실적이 예상 밖 호조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중 80% 이상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주당순이익(EPS)을 공개했다. 64%가 넘는 기업들은 전망을 상회하는 매출액을 발표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두려워했던 것만큼 실적이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다”며 “시장에 좋은 것”이라고 했다.

특히 시가총액 규모가 큰 빅테크들이 깜짝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8월 3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은 이날 0.32% 또 올라196.45달러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다. 더 나아가 월가 투자은행(IB) 파이퍼샌들러는 애플 목표주가를 220달러로 상향했다.

일각 “연말 S&P 5000선 육박”

원유시장 역시 위험 선호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51% 상승한 배럴당 81.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4월 14일 이후 석달반 만의 최고치다. 특히 WTI 가격은 7월 들어 15.80% 폭등했다. 월간 상승률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반 만에 가장 높다.

상황이 이렇자 월가 주요 기관들은 증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씨티그룹이 최근 S&P 지수 연말 전망치를 4000에서 4600으로 올린데 이어 이날 파이퍼샌들러는 당초 4625에서 4825까지 끌어올렸다. 파이퍼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수석시장전문가는 “투자자들은 연준에 대해 걱정하는 등 상황이 안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도 “당초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시장은 이어지고 있고 증시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한 고위인사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S&P 지수의 저항선은 4300으로 봤다”며 “이미 4600 가까이 올랐는데, 이 정도를 예측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고 놀라워 했다. 최근 분위기라면 연말 5000선을 터치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일각에서 나온다.

만에 하나 조정을 받더라도 그 폭은 작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 전략가는 “(상반기) 수익률이 강한 해일수록 8월 들어 위험은 더 악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8월은 힘든 달이 될 수 있지만 조정이 오더라도 그 폭은 얕을 것”이라고 했다. 리 전략가에 따르면 지난 1950년 이후 8월 평균 수익률은 0.01%에 불과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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