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나에게 새로운 세계였다” 터크먼은 KBO 잊지 못한다, 인생이 한국서 바뀌었다

김태우 기자 2023. 8. 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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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의 1년을 리셋의 시간이라고 정의한 마이크 터크먼 ⓒ곽혜미 기자
▲ 터크먼은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내면을 정리해 나갔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금은 여러 ‘역수출 신화’가 생기며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기는 했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로서는 KBO리그가 변방임을 부인할 수 없다. KBO리그에 간다는 건 메이저리그 도전을 접는다는 것과 같은 뜻으로 해석됐던 시절도 있었다.

실제 요새도 KBO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하고 끝내 마이너리그에서 선수 경력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계약한 마이크 터크먼(33‧시카고 컵스) 또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2017년 콜로라도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터크먼은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를 거쳤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견실한 선수이자, 투지가 넘치는 선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26인 로스터 끝자락에 있는 선수였다.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는 아니었고, 2021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딱히 좋은 조건을 제안하는 팀도 없는 선수가 됐다. 그때 한화의 제안이 있었고 터크먼은 가족들과 함께 태평양을 건넜다.

7월 31일(한국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인터뷰에 임한 터크먼은 당시 빅리그 팀들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 못했던 시점이었다면서 한국행을 결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떠올렸다. 다만 “다시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할 수도 있다는 현실은 이해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터크먼은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한국에 왔고, 한화에서 1년을 뛰었다. 특급 성적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팀에 기여했다. 그리고 그 1년은 굉장히 소중한 경험과 인생의 전환점으로 남았다. 재계약을 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큰 행운을 불러오기도 했다.

▲ 터크먼은 한화에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경력의 반등을 이뤄냈다 ⓒ곽혜미 기자
▲ 안정적인 출전 시간은 터크먼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시카고 트리뷴’은 ‘한국에서의 한 해가 없었다면, 이 팔라틴 토박이의 빅리그 여정은 결실을 맺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며 한화에서 보낸 1년이 굉장히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터크먼 또한 한국에서의 1년은 자신과 아내에게 ‘긍정적인 경험’과 ‘새로운 세계’를 제공했다며 잊지 못할 기억으로 뽑았다.

‘시카고 트리뷴’은 ‘야구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언어 장벽에서 오는 내재적인 문제를 탐색하는 시간조차도 그에게 리셋의 기회를 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터크먼 또한 “여기서(메이저리그)는 정신적인 측면에서 자신감 등 몇 가지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국에서 나는 어느 정도 혼자이고, 또한 매일 경기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것은 내가 기대했던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벤치에 앉는 경우가 많았던 메이저리그와 달리, 한국에서는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면서 경기력을 유지하고 또 보완할 수 있었다. 누가 터치하는 일도 없어 스트레스도 적었다. 터크먼은 “1년 동안은 스스로 해결을 해야 했고 일을 스스로 관리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좋았다”면서 정신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 되짚었다.

그렇게 터크먼은 1년간 모든 것을 리셋하고 미국으로 돌아갔고, 올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며 컵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외야수가 됐다.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터크먼은 시즌 초반 코디 벨린저의 무릎 부상을 틈타 메이저리그 승격에 성공하더니 꾸준하게 경기에 나가며 팀에 공헌하고 있다. 시즌 56경기에서 타율 0.269, 5홈런, 2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직은 불안한 신분이지만, 꼭 컵스가 아니더라도 다른 팀의 제안을 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행은 경력의 끝이 아닌, 시작이었던 셈이다.

▲ 올 시즌 시카고 컵스 외야에서 당당히 한 축을 맡고 있는 터크먼
▲ 외국인 타자의 부진 속에 터크먼은 한화 팬들에게도 기억에 남는 이름이 됐다 ⓒ곽혜미 기자

터크먼은 사실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할 때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복귀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는 의외의 말을 했다. 컵스의 트리플A 팀이 위치한 아이오와가 자택과 가까웠기 때문에 가족들과 연관된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회를 얻기 위해 그것에 매우 감사했고, 단지 즐기려고 노력했다. 그런 정신적인 리셋이 도움이 됐다”면서 “2020년과 2021년 팬데믹에 관련된 것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내 자신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지금은 훨씬 더 편안함을 느낀다”고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터크먼은 마음을 많이 내려놨다고 했다. 젊은 시절에는 결과를 내려고 매 타석 압박감을 받았지만 많은 타석을 소화한 지금은 어떤 타석은 잘 되고, 어떤 타석은 안 되며, 그 결과가 다음 타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터크먼은 “빅리그에서의 타격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올해와 같은 관점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도 어려운 일이고 어떤 날은 투수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지만 계속 노력 중”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 마이크 터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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