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역엔 기차가 서지 않는다[렌즈로 본 세상]

입력 2023. 8. 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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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70주년을 하루 앞둔 7월 26일, 강원 철원군 민간인통제선 안쪽에 있는 철원역을 찾았다.

철원역엔 기차가 서지 않는다. 한국전쟁 당시 폐허가 된 뒤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이 역은 서울 용산에서 시작해 원산까지 223.7㎞에 이르는 경원선의 중간역이자 금강산 내금강까지 가는 116.6㎞ 철로의 시발점으로 남과 북을 아우르는 곳이었다.

철도교통의 중심으로 한때 80명의 역무원이 일했다. 단체 수학여행과 직장인들로 붐볐던 역은 전쟁으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철길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승강장은 밭으로 변했고, 선로는 허리 높이의 잡초에 묻혔다. 풀 사이로 드러난 철로에는 이끼가 끼었다. 풀숲 밖으로 삐죽이 고개 내민 선로변환기가 녹이 슨 채로 거센 여름비를 맞고 있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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