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경쟁자 된 강림X해원맥 응원"…'더 문' 김용화 감독, 저승 찍고 우주까지 장악(종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저승으로 쌍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김용화(52) 감독이 이번엔 우주로 세계관을 확장, 한국 영화에 다시 없을 신기원을 썼다.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과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의 사투를 그린 SF 영화 '더 문'(CJ ENM STUDIOS·블라드스튜디오 제작)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 그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더 문'의 연출 과정부터 도경수를 향한 남다른 믿음을 전했다.
'더 문'은 '미녀는 괴로워'(06) '국가대표'(09) 등 다수의 영화를 히트시킨 충무로 흥행 메이커이자 '신과함께-죄와 벌'(17) '신과함께-인과 연'(18) 시리즈로 한국 영화 최초 시리즈 쌍천만 기록을 쓴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다.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첫 달 탐사를 소재로 한 '더 문'은 한국인이 한 번도 밟아 본 적 없는 미지의 공간을 하이퍼리얼리즘으로 스크린에 생생하게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설명이 필요 없는 명품 배우 설경구와 김희애, 대세 도경수를 주축으로 신선한 앙상블을 펼친 여름 기대작으로 관심을 끌었다.
김용화 감독은 "오래전 천문연(한국천문연구원) 박사가 EBS에서 특강을 하는 방송을 우연히 봤다. 그때 현장에 있던 학생 한 명이 박사에게 '지구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하나?'라는 질문을 하더라. 박사는 학생에게 '천문연 근처 산에 올라가 광활한 우주를 보며 이야기한다'고 하더라. 별을 보면서 이야기하면 그 순간 자신이 미진해지고 숭고해진다는 말을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뭔가 울림이 있었다. '더 문'의 이야기가 그 박사의 이야기로 시작됐다"며 "실제 달이 주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리가 죽을 때까지 보는 가장 가까운 별이기도 하고 지구와 많은 관계성을 가지는 별이기도 하다. 우리가 겪을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인간관계를 표현하기에 은유적으로 너무 좋은 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죽을 때까지 달의 정면만 볼 수 있다. 달 뒷면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지 못했다. 앞면은 판타지를 주는 서사가 있지 않나? 뒷면은 칠흑같이 어둡다. 공포와 스릴이 공존한다, 앞면과 달리 뒷면이 가진 아이러니가 영화적으로 좋은 설정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개봉을 앞두고 엄청나게 의연한 척을 하려고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아내가 예민해져 있는 나를 관찰하면서 '도전은 이제 그만해'라고 할 정도다.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아무 이야기도 못 했다. '신과함께' 시리즈 이후 잠깐 쉬는 동안 가벼운 장르를 해볼까도 생각했다. 로코도 하고 싶고 절절한 음악이 들어간 영화, 이를테면 '라라랜드' 같은 영화도 하고 싶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인생의 좌표가 이렇게 흘러갔다"며 "사실 나는 판타지를 안 좋아한다. 심지어 대학 때는 영화감독이 되면 스릴러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계속 이런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웃었다.
한국 영화 SF 영화 사상 가장 완성도 높은 우주와 달을 구현한 김 감독은 VFX에 대해 "대부분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프로덕션 비용은 비슷하게 들어간다. 관건은 비주얼을 구현하는 VFX다. 보통 할리우드에서 우주 영화를 만들 때와 비교를 많이 한다. 할리우드 영화도 VFX 비용이 50%를 차지한다. '그래비티'(13, 알폰소 쿠아론 감독) 같은 경우 1천억원이 넘게 제작비가 들었고 VFX에 500억원을 썼다. 그에 비해 우리는 61억원 정도 썼다. 그래서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힘들었고 더 저렴하게 찍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며 "한국 영화 시장을 봤을 때 제작비, 그리고 VFX 비용으로 그 이상을 쓰는 것은 무리다. 대신 우리는 주안점을 둔 부분으로 샷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지만 샷 완성도의 품질을 높게 만들어 차별화를 두려고 했다. 샷의 수를 좀 더 줄이더라도 하나의 장면만으로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가 충분히 느껴질 수 있도록 완성도에 신경을 썼다. 실제 내가 '더 문'에 담은 승부수이기도 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과함께' 시리즈 때부터 김용화 감독의 발목을 잡은 신파 스토리에 대한 우려도 솔직하게 답했다. 김 감독은 "나를 포함해 지구에 살고 있는 모두는 위로받아야 할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부조리하고 원통하고 힘든 사연이 희망, 승리, 성공 감정보다 훨씬 많다. 뉴스 보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 않나? 그래서 영화에서라도 위로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감정적으로 과잉됐을 때 신파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나는 신파라기보다는 희로애락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이 세상에는 만점짜리 영화가 나올 수 없다. 모니터링만 50번을 넘게 했어도 관객이 느끼는 체감은 모두 다르다. 그런 면에서 '더 문'은 여러 가지를 뻗은 디테일보다는 한 가지를 깊게 파려고 했다"고 해석했다.
'신과함께' 시리즈에 이어 '더 문'으로 연달아 호흡을 맞춘 도경수에 대한 애정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나는 첫 영화 때부터 주연을 굳이 인지도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인지도는 어느 정도 있지만 아직 잠재적 가치를 보여주지 않은 배우를 선호하는 편이다. 게다가 고착된 이미지, 즉 대중으로부터 이미지가 적립 안 된 배우가 영화의 주연으로서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영화배우로서 엄청난 스타성을 갖지 않더라도 영화를 보고 나면 '도경수 아니면 상상하지 못할 캐릭터'라는 반응에 자신이 있었다"며 "원래 황선우 역을 캐스팅할 몸을 잘 쓰는 배우를 찾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신과함께' 시리즈 때도 도경수가 몸을 잘 쓰는 배우라서 캐스팅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캐스팅하고 나서 장점이 보이기 시작한 경우다. '신과함께' 캐스팅 이후 엑소의 '으르렁'도 들었다. 도경수가 그렇게 재능이 많은 줄 몰랐다. 이번 '더 문' 촬영 때도 무술 팀과 와이어팀이 도경수에 대해 많이 놀랐다. 우주복을 입고 액션을 하는 장면이 많았고 또 와이어 액션도 정말 많았는데 운동 신경이 뛰어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액션이었다. 그런데 도경수가 힘들어하지 않고 소화하는 완벽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들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밀수'(류승완 감독)를 시작으로 여름 극장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더 문'과 '비공식작전'(김성훈 감독), 세 번째 주자인 '콘크리트 유토피아'(엄태화 감독)까지 초호화 캐스팅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쟁쟁한 영화가 박빙의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 대해서도 부담감을 털어놨다. 김 감독은 "사실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개봉을 한 달 앞두고선 생각이 단순 명료해졌다. 경쟁작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못 이루더라도 내 영화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영화가 많아졌을 때 장점도 있다. 극장 관람 문화가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달라졌는데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면서 관객이 좀 더 극장에 와주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기대는 있다"며 "내가 VFX 스튜디오인 덱스터스튜디오를 처음 만들었을 때 세운 목표가 있다. 나는 나를 라이벌로 두는 것이다. 살다 보니 남과 경쟁하기보다는 내 것과 경쟁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 다들 최선을 다했으니 모두가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같은 날 경쟁하는 '비공식작전'에 대해서도 특별한 감정을 전했다. 전작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강림 역을 맡은 하정우, 해원맥 역을 맡은 주지훈과 쌍천만 흥행을 거둔 김 감독. 올여름은 경쟁자로 만나게 된 것에 "처음에는 우리 개봉일과 같은 날이라고 해서 조금 당황하긴 했다. 올해 극장 산업이 정말 위중하다. 각 투자·배급사의 존폐 위기가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더 문'과 '비공식작전'이 같은 날 개봉을 하게 됐다. '신과함께'의 하정우, 주지훈이 '더 문'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어 '강림과 해원맥이 응원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걱정되는 마음이 없을 수 없다. 바람이야 두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성취를 얻길 바랐지만 솔직히 걱정이 되는 부분이 많다. 피할 수 없는 결정이기 때문에 '이해한다'며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더 문'은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박병은, 조한철, 최병모, 홍승희 등이 출연했고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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