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영원무역 후계자 성래은 1人회사 ‘래이앤코’의 정체
성기학 회장 차녀…나홀로 사내이사
광고대행, 펫 의류 판매…승계 카드?
작년까지 ‘영~’…내부거래도 65%→뚝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잘 알려진 영원무역그룹의 2세들이 저마다 개인회사를 차고앉아 있다. 경영 시험대이자 향후 가업세습에 요긴하게 활용할 ‘히든카드’가 될 지 호기심 동하는 곳도 보인다. 맨 먼저 광고대행 및 펫(pet) 의류를 판매하는 ‘래이앤코(ray & co,)’라는 유한회사다.
작년 8월 이후 성래은 ‘1인 이사’
래이앤코는 2017년 12월 광고대행업을 사업목적으로 자본금 5억원(현재 2억5000만원)에 설립된 업체다. 현재 서울 중구 만리동2가에 본점을 두고 있다. 영원무역그룹 사옥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할 정도로 영원무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이례적이다. 이사회 멤버가 딱 1명이다. 성래은(45)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이다. 창업주 성기학(76) 회장의 세 딸 중 차녀다. 원래는 박미라(54) 영원무역 전무(글로벌재고관리)와 함께 이사진이 2명이다. 작년 8월 박 전무가 대표와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이후 성 부회장이 유일하게 대표권을 가진 1인 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감사도 없다.
영원무역은 총자산 5조5000억원(2022년 기준), 매출 4조5000억원의 중견그룹이다. 지주회사 체제다. 2009년 7월 모태 ㈜영원무역의 인적분할에서 비롯됐다. 영원무역홀딩스 아래 ㈜영원무역(아웃도어․스포츠웨어 OEM), 영원아웃도어(‘노스페이스’ 유통), 스캇노스아시아(스위스 자전거 '스캇' 판매) 등 82개(국내 3개․해외 79개) 계열이 포진한다.
홀딩스 위에 계열사가 하나 더 있다. 와이엠에스에이(YMSA)다. 섬유소재 및 패딩원단 수출입업체다. 즉, 성 회장(2012년 말 기준 특수관계인 포함 45.6%)→YMSA(29.09%)→홀딩스(50.52%)→영원무역 등의 ‘옥상옥(屋上屋)’ 구조다. 창업주는 홀딩스 2대주주로서 16.77%의 지분도 소유, 전(全)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다.
한데, 래이앤코 또한 YMSA 처럼 홀딩스 계열군에 속하지 않는다. 설립 때부터 쭉 이랬다. 여기에 성 부회장이 유일 이사인 점까지 감안하면, 비록 지분은 확인되지 않지만 래이앤코가 성 부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라고 볼 수 있다. 경영 시험대이자 더 나아가 승계 카드로 활용 가능성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돈이 되기엔 까마득한 래이앤코
예상과는 완전 딴판이다. 자산 5조원이 넘는 중견기업의 후계자가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할 정도다. 총자산이 13억원(작년 말)이 고작이다. 벌이가 영 시원찮다는 뜻이다.
래이앤코는 광고대행업을 비롯해 작년부터는 소리 소문 없이(?) 반려동물 및 보호자를 위한 산책용 패팅 등 펫 의류 브랜드 ‘하우스오브테일(haus of tail)’을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2018~2022년 매출이 한 해 적으면 5억원, 많아봐야 16억원 수준이다. 5년연속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적자액이 매년 수천만원에서 2억원가량이라는 게 위안거리라면 위안거리다.
비록 적은 액수이기는 하지만 원래는 주력사 ㈜영원무역을 비롯해 계열 매출이 적잖았던 곳이다. 2021년 전체 매출 10억원의 65%를 차지했을 정도다. 반면 작년에는 내부거래마저 뚝 끊겨 13억원의 10%에 머물렀다.
즉, 자타공인 영원무역그룹 후계 0순위인 성 부회장이 부친 소유의 계열 지배구조의 핵심축 YMSA나 홀딩스 지분을 물려받는 데 래이앤코를 재원 조성 용도로 활용하기에는 까마득히 먼 예기라는 말이 된다.
성 창업주는 작년 11월 성 부회장을 사장에서 그룹 부회장에 앉혀 후계구도를 공식화 했다. 경영도 양분하고 있다. 각각 성 회장이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스캇노스아시아 등 사업 주력사, 성 부회장은 컨트롤타워 성격의 YMSA와 홀딩스의 대표직을 갖고 있다.
성 회장의 장녀 성시은(46)씨가 ㈜영원무역 사회공헌 담당 이사에 머물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게다가 미등기임원이다. 3녀 성가은(42) 영원아웃도어 부사장에 비해서도 한참 앞서 있다.
반면 성 부회장은 소유지분이 없다시피 한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범위로, 홀딩스 0.03%와 ㈜영원무역 0.02%뿐이다. 성 회장의 지분 대(代)물림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비록 작년까지는 ‘영~’ 신통찮았지만 이래저래 향후 래이앤코의 쓰임새가 주목거리다. (▶ [거버넌스워치] 영원무역 ②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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