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영원무역 후계자 성래은 1人회사 ‘래이앤코’의 정체

신성우 2023. 8. 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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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무역①
성기학 회장 차녀…나홀로 사내이사
광고대행, 펫 의류 판매…승계 카드?
작년까지 ‘영~’…내부거래도 65%→뚝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잘 알려진 영원무역그룹의 2세들이 저마다 개인회사를 차고앉아 있다. 경영 시험대이자 향후 가업세습에 요긴하게 활용할 ‘히든카드’가 될 지 호기심 동하는 곳도 보인다. 맨 먼저 광고대행 및 펫(pet) 의류를 판매하는 ‘래이앤코(ray & co,)’라는 유한회사다.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왼쪽). 후계자 차녀 성래은 부회장.

작년 8월 이후 성래은 ‘1인 이사’

래이앤코는 2017년 12월 광고대행업을 사업목적으로 자본금 5억원(현재 2억5000만원)에 설립된 업체다. 현재 서울 중구 만리동2가에 본점을 두고 있다. 영원무역그룹 사옥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할 정도로 영원무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이례적이다. 이사회 멤버가 딱 1명이다. 성래은(45)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이다. 창업주 성기학(76) 회장의 세 딸 중 차녀다. 원래는 박미라(54) 영원무역 전무(글로벌재고관리)와 함께 이사진이 2명이다. 작년 8월 박 전무가 대표와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이후 성 부회장이 유일하게 대표권을 가진 1인 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감사도 없다. 

영원무역은 총자산 5조5000억원(2022년 기준), 매출 4조5000억원의 중견그룹이다. 지주회사 체제다. 2009년 7월 모태 ㈜영원무역의 인적분할에서 비롯됐다. 영원무역홀딩스 아래 ㈜영원무역(아웃도어․스포츠웨어 OEM), 영원아웃도어(‘노스페이스’ 유통), 스캇노스아시아(스위스 자전거 '스캇' 판매) 등 82개(국내 3개․해외 79개) 계열이 포진한다. 

홀딩스 위에 계열사가 하나 더 있다. 와이엠에스에이(YMSA)다. 섬유소재 및 패딩원단 수출입업체다. 즉, 성 회장(2012년 말 기준 특수관계인 포함 45.6%)→YMSA(29.09%)→홀딩스(50.52%)→영원무역 등의 ‘옥상옥(屋上屋)’ 구조다. 창업주는 홀딩스 2대주주로서 16.77%의 지분도 소유, 전(全)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다. 

한데, 래이앤코 또한 YMSA 처럼 홀딩스 계열군에 속하지 않는다. 설립 때부터 쭉 이랬다. 여기에 성 부회장이 유일 이사인 점까지 감안하면, 비록 지분은 확인되지 않지만 래이앤코가 성 부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라고 볼 수 있다. 경영 시험대이자 더 나아가 승계 카드로 활용 가능성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돈이 되기엔 까마득한 래이앤코

예상과는 완전 딴판이다. 자산 5조원이 넘는 중견기업의 후계자가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할 정도다. 총자산이 13억원(작년 말)이 고작이다. 벌이가 영 시원찮다는 뜻이다. 

래이앤코는 광고대행업을 비롯해 작년부터는 소리 소문 없이(?) 반려동물 및 보호자를 위한 산책용 패팅 등 펫 의류 브랜드 ‘하우스오브테일(haus of tail)’을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2018~2022년 매출이 한 해 적으면 5억원, 많아봐야 16억원 수준이다. 5년연속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적자액이 매년 수천만원에서 2억원가량이라는 게 위안거리라면 위안거리다. 

비록 적은 액수이기는 하지만 원래는 주력사 ㈜영원무역을 비롯해 계열 매출이 적잖았던 곳이다. 2021년 전체 매출 10억원의 65%를 차지했을 정도다. 반면 작년에는 내부거래마저 뚝 끊겨 13억원의 10%에 머물렀다. 

즉, 자타공인 영원무역그룹 후계 0순위인 성 부회장이 부친 소유의 계열 지배구조의 핵심축 YMSA나 홀딩스 지분을 물려받는 데 래이앤코를 재원 조성 용도로 활용하기에는 까마득히 먼 예기라는 말이 된다.    

성 창업주는 작년 11월 성 부회장을 사장에서 그룹 부회장에 앉혀 후계구도를 공식화 했다. 경영도 양분하고 있다. 각각 성 회장이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스캇노스아시아 등 사업 주력사, 성 부회장은 컨트롤타워 성격의 YMSA와 홀딩스의 대표직을 갖고 있다. 

성 회장의 장녀 성시은(46)씨가 ㈜영원무역 사회공헌 담당 이사에 머물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게다가 미등기임원이다. 3녀 성가은(42) 영원아웃도어 부사장에 비해서도 한참 앞서 있다. 

반면 성 부회장은 소유지분이 없다시피 한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범위로, 홀딩스 0.03%와 ㈜영원무역 0.02%뿐이다. 성 회장의 지분 대(代)물림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비록 작년까지는 ‘영~’ 신통찮았지만 이래저래 향후 래이앤코의 쓰임새가 주목거리다.  (▶ [거버넌스워치] 영원무역 ②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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