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그리고 100주년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2023. 8. 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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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오늘날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가 올해 50주년을 맞이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7-1971년)이 한참 진행됐던 때로 경제규모 확대와 공업 고도화를 위해 과학기술 역량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절실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단지는 서울 동대문구 홍릉에 있던 임원시험장으로, 좁은 부지에 설립돼 초창기부터 연구소를 키우기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제2연구단지 건설을 위한 입지로 몇 곳이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한국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전국 어디서나 교통이 편리한 대덕이 낙점돼 최종적으로 15㎢ 부지에 대규모 연구단지를 건설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물론 지금은 유성구와 대덕구 일원 67.8㎢로 확장됐다.

초창기에 연구단지를 조성해 많은 연구소를 한 군데로 모은 것은 인적인 교류와 연구시설 장비 공동 이용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와 집적효과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현재는 한국표준연구소(현 표준과학연구원) 입주를 시작으로 30여 개 정부출연 연구소와 376개의 연구소 부설기업, 2200여 개의 벤처 중견기업, 다수의 대학이 입주한 국내 최대의 연구단지로 성장해 IT융·복합 기술은 물론 나노, 바이오 헬스, 정밀기기 및 항공우주 등 매년 수만개의 미래형 연구 결과물을 쏟아내고 있다. 연구단지 종사자는 현재 4만 8000여 명으로 그중 박사 급 인력이 1만 8000여 명으로 몇 배 증가 했으며, 연구개발비 규모도 2020년 기준 7조 7000여 억원으로 크게 확대됐고 국제특허도 2020년 기준 7만5000여 개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대덕특구는 오늘날 기술선진국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IBS는 기초과학연구의 저변을 넓혔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각종 통신·반도체 등 오늘날 전자통신 강국을 이끌어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와 누리호를 통해 우리나라 기술을 항공우주의 영역까지 넓혀 주었으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30초 동안 유지하는 세계 최고기록을 수립하게 해줬다. 이외에도 수많은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경제 대국으로 이끌어내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대덕특구를 향한 걱정 어린 시선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많은 연구소들이 대전을 떠나 다른 지역에 분원을 설치하려고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는 연구 여건 등 타당한 이유도 있지만 상당수는 연구비 등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타지역으로 분원을 만들어 옮기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특구 내 부지 확보가 어려워 분원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대덕특구는 연구소들을 한곳에 모아 인원과 장비 등 교류 협력을 통해 집적효과를 높이고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그럼으로 경제적인 또는 공간적인 여건 때문에 전국 각지로 분원을 만드는 것은 부정적인 요소가 더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정부에서도 형평성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연구소를 분산 배치하는 것을 중단하고 새로운 연구를 위한 연구개발비를 적극적으로 유연하게 확대 지원해야 한다. 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고도제한 해제와 대덕특구 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 유휴부지를 발굴해 필요한 연구소에 활용하게 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요즘은 하나의 기술로 연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가지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는 추세인데, 그간 연구기관 별로 특성이 강하다 보니 연구기관 간의 교류가 원활하지 못해 융합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절실하다.

대덕특구가 대전에 설립된 지 50년이 됐지만 아직도 갑천을 중심으로 대전과 섞이지 못하고 섬처럼 '대덕'으로 남아 있다. 그간 몇몇 분들이 대전과 대덕을 잇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아직은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아울러 대전의 전통기업과 연결하는 부분도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물론 대덕연구단지 뿐만 아니라 대전시민이나 대전의 전통기업이 대덕특구와 하나 되려는 노력 역시 절실하게 필요하다. 대덕이, 대전이나 충청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은 지역에서나 대덕특구에서도 큰 손해라고 생각한다.

대전상공회의소에서는 지역 신문 구독하기나 지역 연고 스포츠팀 응원하기는 물론 구도심의 맛집이나 명소 소개 등 교류와 협력을 해왔고 앞으로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대덕특구 50년이 대한민국을 최빈국에서 오늘날 선진국으로 이끄는 데 중심 역할을 해왔듯이, 앞으로 50년은 대한민국을 초선진국으로 이끄는 중심 역할은 물론 지역 및 지역기업과의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대전과 충청지역을, 더 나아가서는 지방소멸을 막는 중심 역할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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