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하정우 “위기 속에서도 여유 찾아...마냥 우울해하지 않아”[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8. 1. 0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7’ 관객수 보고 숨이 턱...여름대전 치열 경쟁 불편”
“움츠린 한국 영화계, 내부 변화부터”
“비지니스 욕심낸 ‘허삼관’ , ‘로비’는 순수하게 접근중”
하정우가 ‘비공식작전’으로 여름 극장가를 찾는다. 사진I쇼박스
“김성훈 감독과 제가 가장 잘 맞는 부분은,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과 삶의 태도예요. 가령, 영화 ‘터널’에서처럼 고립이 됐을 때, 혹은 또 다른 어떤 위기가 닥쳤을 때, 그 안에서도 여유를 찾으려고 하죠. 마냥 우울해 하지 않아요. 어떻게든 적응하고, 부딪혀 다시 도전해요. 주저앉기 보다는 빨리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그게 우리의 생존 방식이에요.”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 45)는 ‘터널’ 이후 ‘비공식작전’으로 재회한 김성훈 감독의 “하정우가 말하면 거짓도 진짜 같다. 긴장과 이완은 대한민국 최고요,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만들어 낸다. 내 마음을 가장 잘 읽는 사람”이라는 격찬에 이렇게 화답했다.

두 사람의 신작인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물. 1986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외교관 피랍 사건’에 김성훈 감독의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으로 쌍천만 신화를 이뤄낸 하정우 주지훈은 불신에서 배신을 거쳐 화합에 다다르는 민준, 판수로 호흡을 맞췄다. ‘믿보배’ 흥행 조합에 기대감도 있었지만, 전작의 케미와 오버랩돼 기시감을 자아낼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했다. 진부한 소재와 전개 또한 호불호가 나뉘었다.

하정우는 ‘비공식작전’으로 재회한 김성훈 감독, 배우 주지훈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사진I쇼박스
하정우는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과함께’ 때 강림과 해원맥의 케미가 대중의 기억에 그만큼 많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그 점이 걱정돼 작품을 선택하지 않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이 작품이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님과도 마찬가지고, 오랫동안 서로 알아온 사람일수록 함께 할 때 더 편한 것 같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잘 아는 사이라 좋은 점이 훨씬 더 많았다. 서로에 대한 강한 신뢰와 확신이 있었다. 감독님도 그래서 또 내게 기회를 주신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매번 작품에 임하는 과정은 비슷해요. 다만 이번엔 ‘1인 다역’으로 리딩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고, 깊은 논의의 과정이 있었어요. 그 부분은 새로운 지점이죠. 희비극 표현이 가능하고, 촘촘히 짜여져 있지만 제가 채워 넣을 공간도 충분이 있는 인물이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요. 김성훈 감독님과는 특히 코드가 잘 맞아서, ‘하정우 사용설명서’를 잘아시지 않나 싶어요.(웃음) 유난히 더 좋은 지점이 있었다면, 그건 감독 님의 손을 탄 거죠. 저는 거기에 진심 한 숟가락 더 넣었을 뿐이에요.”

하정우가 극장가 극성수기 과열 경쟁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사진I쇼박스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분 여름대전, 게다가 녹록지 않은 극장 상황. 애정이 깊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일 만큼 책임감도 무거울 터다. “흥행 부담감이 상당할 것 같다”고 묻자, “정말 상당하다. 매번 그렇지만 유독 그렇다. 어렵고 불편하고 조심스러운 시기”라며 말을 아꼈다.

“‘밀수’ ‘비공식작전’ ‘더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모두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작품들이잖아요. 다 전작에서 호흡을 맞추거나 인연이 있는 동료들인데 이렇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만나는 건 정말 조심스럽고 불편하죠. 정신이 없기도 하고요. 열심히 홍보해야 하면서도, 또 말을 아껴야 하고...정말 쉽지 않아요.”

잠시 숨을 고른 뒤, 하정우는 “어느 한 작품이 잘 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닌, 한국영화 나아가 극장 전체의 위기가 아닌가 싶다”면서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했다. 기회는 점점 더 없어지고, 영화계 내부적으로도 움츠러들었다. 고민이 계속 깊어져 갈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실 ‘미션 임파서블7’의 활약을 기대했어요. 일단 극장에 많은 사람들이 오셔야 하니까요. 그런데 관객수를 보곤 숨이 턱 막혔어요. ‘비가 와서 그런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나’ 이런 저런 생각을 엄청 했죠. 촬영할 때만 해도 이런 저런 걱정 속에서도 또 다른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연기에 집중했는데 막상 개봉을 앞두니 떨리고 긴장이 돼요. 부담감도 크고요.”

하정우는 연출자이자 제작자, 배우로 활동 중인만큼 영화계 흥행 고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사진I쇼박스
하정우는 한 층 진지해진 얼굴로 “우리나라 극장 산업이 예전처럼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정말 특수한 상황 같다. 쉽지 않지만, 그럼에서도 올여름 개봉하는 한국영화가 다 잘됐으면 좋겠다”면서 “어쩌면 우리 안에서부터 너무 위축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범죄도시2’ ‘엘리멘탈’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는 작품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보릿고개인 이 시기를 잘 견뎌내고, 더 열심히, 더 좋은 작품으로, 움츠리지 말고 변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허삼관’(2015) 이후 8년 만에 ‘로비’를 통해 연출에도 나선다. 9월 크랭크인 할 예정으로, 골프와는 거리가 멀고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더 먼 연구원 창욱이 국가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펼치는 로비 골프 난장 소동극이다. 음주운전으로 자숙한 배성우를 비롯해 라미란 김동욱 등이 캐스팅을 논의 중이다.

“‘허삼관’ 때는 마냥 순수하진 못했던 것 같다”는 그는 “당시엔 흥행 욕심이 있었다. 비지니스 마인드가 컸다. 이번엔 보단 진심을 넣어 더 순수하게 다가가고자 한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영화 작업이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그 마음과 비슷한 것 같아요. 마음대로 되질 않죠. 예상대로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요. 연출자로서 배우로서 계속 제 피를 끓게 하는 이유고요. 영화를 소유 하고 싶은 마음, 갖고 싶은 마음, 그 진심이 저를 여전히 피끓게 해요. 그리고 그 불꽃은 이 일을 하는한 꺼지지 않을 것 같아요.”

하정우 주지훈 주연 ‘비공식작전’은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600만이다.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