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골X무실점X3승→퍼펙트16강" 극강의 日여축,스페인을 4대0으로 돌려세웠다[女월드컵 현장]

[시드니(호주)=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일본이 '거함' 스페인에 대승을 거두고 3연승 신바람을 내며 16강에 진출했다.

일본(FIFA 랭킹 11위)은 31일(한국시각) 뉴질랜드 웰링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C조 스페인(FIFA 랭킹 6위)과의 최종전에서 무려 4대0의 대승을 거뒀다.

99년생 미드필더 미야자와 히나타가 압도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전반 12분, 40분 멀티골을 기록했다. 전반 29분 우에키 리코가 쐐기골, 전반 37분 다나카 미나가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강호 스페인을 4대0으로 돌려세웠다. C조에선 3승을 기록한 일본과 2승1패를 기록한 스페인이 조 1-2위로 16강행을 확정지었다.

바르셀로나의 30전30승을 이끈, 발롱도르 2연패에 빛나는 알렉시아 푸테야스 보유국, 스페인을 4골차로 돌려세운 압도적 승리는 세계 여자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다. 지난해 태국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스페인에 1대3으로 패하며 우승컵을 놓쳤던 일본 이케다 후토시 감독이 1년 만의 성인 월드컵에서 보란 듯이 설욕에 성공했다.

4대0이라는 스코어는 일본이 월드컵에서 유럽 국가를 상대로 기록한 최다골 차 승리다. 이날 후반 막판 다나카의 4번째 골은 일본의 월드컵 50호골이자 16강행 자축포였다.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3연승을 기록한 건 2015년 캐나다 대회 이후 두 번째이고, 일본이 3연속 클린시트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이번 대회 확실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평균연령 24.8세로 32개국 중 4번째로 어린 스쿼드를 갖췄다. 최고령인 한국의 28.9세보다 5세 이상 어리다. 스페인전 멀티골을 터뜨린 미야자와 히나타는 2018년 11월 노르웨이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4년차 미드필더다.

H조의 대한민국이 2연패로 고강도 축구를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채 세계 2위 독일과의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 일본의 혁신은 주목할 만하다. 2011년 월드컵 첫 우승, 2015년 2연속 결승행 후 준우승한 일본은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 고전했다. 16강에서 네덜란드에 1대2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13위에 머물렀다. 자국 프로리그 활성화를 통해 스피드, 피지컬은 기본, 기술과 경기력까지 눈부시게 발전한 유럽축구의 현실을 똑똑히 목도한 대회였다. 이후 돌아온 일본은 여자축구 프로리그를 출범시키고 선수도, 감독도, 시스템도 모든 것을 다 바꿨다. 2018년 프랑스 U-20 여자월드컵 우승, 2022년 태국 U-20 여자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이케다 후토시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이 됐고, 자연스럽게 20세 이하 우승 멤버들이 대표팀 주축이 됐다. 폭넓은 저변 속에 에이스 이와부치 마나 등 베테랑들을 과감히 제외했다. 2011년 이후 4연속 출전하는 선수는 구마가이 사키가 유일했다.

일본은 조별예선 3경기에서 1차전 잠비아에 5대0, 2차전 코스타리카에 2대0, 이날 스페인에 4대0 승리를 거두며 11골, 무실점, 경기당 평균 3.7골을 기록하는 극강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스페인전에선 8개의 슈팅 중 6개의 슈팅이 유효슈팅이었고, 이중 4개가 골로 연결됐다. 적극적이고 자신감이 넘쳤다. 월드컵의 긴장감, 부담감은 없었다. 거침없이 내달리고, 거침없이 슈팅을 날렸다. 총 59개의 슈팅. 경기당 평균 19.7개의 슈팅, 58개의 크로스로 경기당 평균 19.3개의 크로스를 기록했다. 빠르고 강하고 정확하고 세밀한 패스워크, 팀플레이에 강한 일본축구가 극강의 면모로 월드컵 무대에 다시 돌아왔다.

시드니(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