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환자 2명 중 1명 '열탈진'…"오전 10~12시 활동 피하세요"

누적 온열환자 1117명, 추정 사망자 13명
오전 10~12시 온열환자 가장 많이 발생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31일 오후 경남 양산시 물금읍 디자인공원 물놀이장에서 한 가족이 물놀이를 즐기며 무더위를 날리고 있다. 2023.7.3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기록적인 폭염에 온열질환자가 급증한 가운데 환자의 2명 중 1명은 열탈진(일사병)으로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질병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신고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20일~7월30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117명, 추정 사망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열탈진 환자가 581명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일사병으로 불리는 열탈진은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피로, 오심, 무력감, 발열, 발한, 홍조, 빈맥, 구토, 혼미 등이 있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탈진인 발생하면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며 "그러나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냉각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열탈진에 이어 가장 많이 발생한 온열질환은 열사병과 열경련이다. 열사병 환자는 199명으로 전체의 17.8%를 차지했으며 열경련은 198명으로 17.7%를 기록했다.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콜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에서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한다. 일사병(열탈진)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다. 대신 오심, 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심부체온은 40도가 넘어간다.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환자에게 찬 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온열질환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해 이 시간대 외부 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온열환자는 오전 10시~낮 12시가 202명(18.1%)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오후 3~4시 142명(12.7%) △오후 2~3시 114명(10.2%) △오후 1~2시·오후 4~5시 각 110명(9.8%) △낮 12시~오후 1시 103명(9.2%) 순이다.

손 교수는 "열경련은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이때 발생하기 쉽다"며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통증이 발생하는 일광화상이 발생한다. 일광화상을 예방하려면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