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최고' KGC인삼공사, 왜 다크호스인지 증명했다... "우리 할 것만 하면 된다" 국대 세터 강한 자신감

구미=김동윤 기자 2023. 8. 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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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구미=김동윤 기자]
세터 염혜선(왼쪽에서 4번째)를 위시한 KGC인삼공사 선수단이 31일 2023 구미-도드람컵 한국도로공사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오늘(31일)을 기점으로 계속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여자 프로배구 KGC 인삼공사가 2023 KOVO컵 두 번째 경기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매 시즌 KGC 인삼공사가 왜 봄배구 다크호스로 꼽히는지 알 수 있는 경기력. 그 경기력을 좌지우지하는 세터 염혜선(32)은 이날의 모습이 끝까지 이어지길 바랐다.

KGC인삼공사는 31일 경상북도 구미시 광평동의 박정희 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A조 두 번째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14, 25-14, 27-25)으로 완파했다.

당초 팽팽할 것으로 예상되던 경기였다. 첫 경기서 한국도로공사가 주전 세터 이윤정의 부상 공백에도 페퍼저축은행에 3-1 승리를 거둔 반면, KGC 인삼공사는 주전 세터 염혜선의 부진으로 현대건설에 셧아웃 완패했기 때문.

하지만 염혜선이 국가대표 세터 출신다운 기량을 보여주자 높이 등 기존의 강점까지 살아나면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가장 달라진 것은 공격 루트의 다변화였다. 전 경기에서 박혜민(30.47%), 이선우(29.69%)만을 활용한 것과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고의정(27.55%), 이선우(24.49%), 박혜민(16.33%)에게 볼 배분을 했다. 그러면서도 키 187㎝의 박은진(10.2%)과 190㎝의 정호영(9.18%)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순도 높은 공격력을 보여줬다.

고의정이 공격성공률 55.56%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5점을 기록한 가운데 박은진은 공격 성공률 70%로 10점, 정호영은 공격 성공률 55.56%로 9점을 올려 한국도로공사 코트를 맹폭했다. 블로킹에서도 11-2로 앞서며 한국도로공사의 공격 효율을 4.04%까지 떨어트렸다.

KGC인삼공사 정호영(왼쪽)과 이선우가 31일 2023 구미-도드람컵 한국도로공사전에서 김세인의 공격을 블로킹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경기 후 염혜선은 "상대의 양쪽 사이드 높이가 낮아서 역으로 이용한 플레이를 했다. (정)호영이와 (박)은진이를 버리고 갈 수 없어서 중앙에 한 명을 두고 사이드로 빠지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빠른 토스를 이용한 이동 공격과 속공도 활발했다. 박은진은 6번의 이동 공격 중 4번, 4번의 속공 중 3번을 성공시키며 찰떡궁합을 자랑했고, 정호영 역시 8번의 속공 중 4번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염혜선은 "스피드 배구를 하려면 정확해야 한다는 걸 느껴서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 대표팀 일정으로 팀에 늦게 합류했는데 비시즌 때 선수들이 많이 연습한 것을 알았다. 나도 그 스피드에 적응하면서 선수들과 호흡을 더 맞추다 보면 플레이가 한층 더 정교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KGC인삼공사는 2021~2022시즌 이소영의 합류 후 꾸준히 양강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을 위협할 봄배구 다크호스로 손꼽혔다. 하지만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어느덧 V리그 여자부 최초로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썼다.

KGC인삼공사의 메가왓티(왼쪽)와 이소영이 31일 2023 구미-도드람컵 한국도로공사전에서 두 손을 모으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하지만 늘 잠재력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팀이었다. 베테랑 한송이(39)를 필두로 국가대표 정호영, 박은진이 있는 중앙이 강점이다. 그 때문에 주전 세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우승 후보 현대건설과 첫 경기에서는 한 세트 28-30까지 가는 접전도 만들어 냈다. 이소영의 수술 공백으로 아쉬운 사이드 공격력도 정규시즌이 되면 외국인 선수 지오바나 밀라나와 아시아쿼터 메가왓티 퍼티위가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염혜선은 "(이)소영이가 재활을 하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고 다들 욕심이 많다. 그 공백을 잘 메워주리라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할 것만 하면 (현대건설과 재대결에서도) 승리하리라 생각한다. 지난 경기는 범실이 너무 많고 우리끼리 우왕좌왕했음에도 듀스까지 갔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도 선수들, 특히 주전 세터 염혜선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약속했다. 고 감독은 "선수들이 리듬을 찾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리베로 임명옥을 피해 서브를 때리라고 했는데 코트 바깥으로 때렸다(서브 범실 16개)"고 웃으면서 "(염)혜선이는 국가대표 세터고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 다만 스스로 흔들리는 일이 많은데 선수가 편히 배구할 수 있도록 감독과 코치진이 도와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구미=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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