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까지 나선 '특수교사 구하기'…'학대 신고' 주호민의 사면초가[이슈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신의 자폐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가운데, 경기도 교육청도 특수교사 구하기에 나섰다.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주호민의 자폐 아들을 학대했다는 혐의로 아동 학대 신고를 받아 직위 해제된 경기도 한 초등학교 특수교육 교사를 8월 1일자로 복직시킨다고 31일 밝혔다.
주호민은 최근 아들이 다니던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자폐가 있는 자신의 아들을 학대했다며 해당 교사를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특수교사를 기소했고, 사건은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곽용헌 부장판사)로 넘어가 아동 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해당 특수교사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앞뒤를 자르고 보면 해당 발언이 격앙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훈육 차원이었고, 평소 주호민 아들의 발달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
실제로 주호민 아들은 지난해 여학생에게 성기를 노출하는 사건으로 성폭력 가해 의혹에 휘말렸는데 이 특수교사가 앞장서 해당 사건을 학교 차원의 일로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 외에도 주호민의 아들은 평소 여학생들의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저질러 왔는데 주호민 측은 아들의 가해에는 사과로 무마했으나, 정작 특수교사의 일에는 사과, 상담 요청도 하지 않은 채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등교시킨 후 해당 녹취로 곧장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커졌다.
또한 일부에서는 주호민 부부가 이 특수교사 뿐만 아니라 올해도 학교에 녹음기를 지참했다가 들키는 일이 벌어졌다는 주장이 나와 주호민이 정당한 문제 제기가 아니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급의 악성 민원을 저지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았다.
주호민은 재판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한 뒤 입을 다물었고, 해당 교사만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 이번에는 경기도 교육청이 나섰다. 해당 교사는 재판 결과와 상관 없이 일단 복직해 정상적인 업무를 이어간다.
임태희 교육감은 "이번 사건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교육청 특수교육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선생님들이 더 이상 혼자 대응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특수교사는 경찰 신고, 재판 회부만으로 직위가 해제된 상태다. 임 교육감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단계에서 검찰청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는 이유만으로 직위해제가 되면 현장에서 사명감을 갖고 특수교육에 임하는 선생님들에게는 큰 상처가, 다른 특수 아동, 학부모분들은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복직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사건이 알려진 후 특수교사를 향한 선처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고, 같은 일을 하는 특수교사들의 동요가 커진 것 역시 이유가 됐다.
자신을 특수교사이자 장애 가족의 일원이라고 소개한 배재희 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선을 넘었다"라고 주호민의 행동을 비난하며 "버스에서 대변 본 지적 장애 제자, 그 아이 놀림당할까봐 손으로 얼른 주워 담은 것 상상해 본 적 있냐. 난 그런 게 단 한 번도 역겹다고 더럽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나 같은 볼품 없는 특수교사도 그 정도 소명은 영혼에 음각하고 한다"라고 주호민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배씨는 "그분(특수교사)께 오늘이라도 사과해라. 나도 교사로 살며 말도 안 되는 분에 넘치는 축복과 칭찬받아봤지만 '설리번'이란 말까진 못 들어봤다. 주호민. 당신은 건드리면 안 되는걸 건드렸다. 인간의 '자존' 말이다. 제일 추악한 게 밥그릇으로 사람 괴롭히는 것"이라고 강하게 꼬집은 바 있다.
임 교육감은 "고소당한 특수교사의 선처를 바라는 학부모와 교사의 탄원서 80여 장이 법원에 제출됐다"라며 "앞으로 교육청은, 진상이 명백하게 규명되기 전까지는 선생님들에 대한 무분별한 직위해제를 하지 않겠다"라고 약속해 해당 결정이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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