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엑소 디오 그리고 배우 도경수

추승현 기자 2023. 8. 1. 06: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F 영화 '더 문'서 우주대원 선우 역 맡아
"제한된 움직임 힘들어…엑소 활동 도움"
"그룹·배우 활동 병행, 평생 최선 다할 것"
[서울=뉴시스] 영화 '더 문' 황선우 역 배우 도경수 2023.07.31.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영화 '더 문'의 도경수는 영락없는 배우다. 굳이 아이돌 출신, 그룹 '엑소'의 디오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우주에 고립된 연기하며 홀로 스크린을 채워도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거대한 우주복, 흔들리는 우주 탐사선 속에서 반짝이는 큰 눈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그의 연기를 따라가면 어느새 영화의 종착점에 다가가 있다.

'더 문'은 한국 영화계에도, 도경수에게도 도전인 작품이다. 영화 '신과 함께'로 흥행을 맛본 김용화 감독과 도경수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이 작품은 한국 영화 최초 유인 달 탐사선을 소재로 한다. 제작비 280억원 규모로 촬영, VFX, 색 보정 등 전체 공정을 4K로 하는 등 기술적 퀄리티가 눈길을 끈다.

"마냥 신기했어요. 캐스팅 당시에는 한국에서 우주 영화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거든요. '이런 우주 영화가 나올 수 있구나. 재밌겠다. 너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제 커리어에서도 앞으로 경험해 보지 못할 특별한 장르예요. 배우로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장르라고 생각했죠."

작품 대부분의 배경이 우주이기 때문에 CG 작업이 유난히 많았다. 달을 걷거나 우주선 안에서 무중력 상태를 직접 연기한 배우도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는지 모르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아이맥스로 완성본을 시사한 도경수는 "역시 김용화 감독님"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영화가 정말 좋았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신기한 게 많더라고요. 시각적으로 만족됐어요."

홀로 달에 조난 당한 우주 대원 선우를 연기하며 가장 힘들었던 건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것이었다. 체감 10㎏ 정도 되는 우주복을 입고 5~6줄의 와이어를 차고 연기하는 건 상상 이상으로 불편했다. 촬영에 돌입하기 전에 적응을 위해 실제 우주인들이 훈련한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그들처럼 물속에서 유영 연습을 한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됐다.

"엑소 활동도 정말 도움이 됐어요. 항상 생각하는 건데 안무를 보고 따고 습득하고 외우는 걸 계속 해오다 보니 그런 합을 맞추는 건 금방 배우는 편이에요. 액션의 합이 아닌 안무를 외운다고 생각하죠. 유영하고 이런 건 몸의 밸런스가 중요하거든요. 춤출 때도 중심 잡는 게 중요해서 도움이 됐어요."

[서울=뉴시스] 영화 '더 문' 스틸 2023.07.31.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감정 연기는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실제 우주선 사이즈의 세트 안에서 고꾸라지고 부딪히고를 반복하며 고통에 몰입했다. 직접적 체험을 할 수 없는 부분은 상상에 많이 기댔지만, 고립된 선우의 감정선에 대해서는 김 감독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쌓아갔다.

"감정신, 특히 슬픔에 대한 건 항상 어려워요. 공감이 되지 않으면 어렵잖아요. 그런데 아버지 역할을 한 이성민 선배를 사실 두 번 뵀어요. 아버지에 대한 아픔을 가진 선우의 슬픔을 표현해야 하는 게 가장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배우니까 해야지'였어요."

선우를 구하기 위해 지구에서 고군분투하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나사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문영(김희애)과의 호흡도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설정 상 실제로 만나서 연기하는 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설경구와는 단 두 번 만났고, 김희애와는 제작발표회에서 처음 만났을 정도다.

"영화를 보고 설경구 선배님은 '네가 제일 고생했다' 그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전 선배님들이 진짜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엄청 많이 했어요. 어떻게 이렇게 하지 싶더라고요. 저는 제 연기가 어색하고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선배님들이 자연스럽게 연기하시는 걸 보고 놀랍더라고요."

도경수는 연기 앞에서 겸손했지만 충분히 주연으로서 무게감을 갖췄다. 김 감독도 도경수가 기대치를 넘어섰다고 극찬할 정도다. "당연히 부담감은 있었어요.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가 되지 말자. 감독님, 스태프들에게 누가 되지 말자'는 생각이었죠.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고 했어요."

[서울=뉴시스] 영화 '더 문' 스틸 2023.07.31.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도경수는 영화배우로 데뷔한 지 10년 차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배우로 인정받은 지도 오래지만, 엑소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보니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한다. 도경수는 일찌감치 자신의 역할을 구분했고 나아갈 길도 분명히 알고 있다.

"저는 가수면 가수고, (연기할 때는) 영화 '카트'(2014) 때부터 배우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물론 엑소이기 때문에 작품에 잘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렇게 들어갔으니 모든 분들에게 밉보이지 말자고 생각했고요. 연기 못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노력했죠. 아이돌로서 배우로서 걱정되는 건 없어요."

엑소와 배우 활동은 변함없이 병행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좋아하는 일이고,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다. 최근 완전체로 컴백한 엑소에 대한 애정도 여전하다.

"팀 내에서는 '똘똘 뭉치자. 엑소는 평생 당연히 유지되니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처음부터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면서 남에게 피해 안 주고 해왔던 것처럼 평생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배우 도경수로서는 아직 올라갈 계단이 많다고 생각한다. 목표치가 높기에 아쉬운 점만 보인다. 그래도 직접 부딪쳐 얻은 상처와 흉터가 살이 되고 경험치가 쌓이면서 단단해지는 걸 느끼고 있다.

"작품 선택의 기준점은 없어요. 도전을 좋아하거든요. 시나리오가 재밌고 캐릭터로 도전할 수 있는 장르의 작품이라면 다 하고 싶어요. 사람 사는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 편이라 감정으로만 이끄는 작품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다 열려 있습니다. 누가 봐도 공감될 만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