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좀 덥네'는 안 되는 날"…휴가철·장마철·폭염=비수기[역대급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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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의 장마가 끝나고 곧바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대표 업무지구인 여의도 자영업자들은 "한동안 긴 장마로 장사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폭염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그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 좀 덥네'라고 생각이 든다면 그날은 자영업자들 장사가 안되는 날"이라며 "휴가철·장마철·폭염이 겹친 비수기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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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물가 인상 압박에 날씨까지 '골칫거리'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한 달간의 장마가 끝나고 곧바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주 내내 최고기온과 체감온도는 35도 안팎을 오르내릴 전망이라 이들의 불경기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12.99다. 그중에서도 식품이 4.7% 증가하며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도 부담이지만 자영업자에게는 펄펄 끓는 한증막 더위가 더 큰 고역이다.
서울의 대표 업무지구인 여의도 자영업자들은 "한동안 긴 장마로 장사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폭염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여의도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30대)는 "사람들이 무더운 날 생맥주를 찾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술보다는 냉수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다"며 "편의점 맥주가 보편화되면서 호프집을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 좀 덥네'라고 생각이 든다면 그날은 자영업자들 장사가 안되는 날"이라며 "휴가철·장마철·폭염이 겹친 비수기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평소와 같으면 회사원들로 붐볐던 여의도 야외 테이블도 폭염으로 인해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60대 여사장 B씨는 "예전에는 한여름에도 바깥에 앉아서 치킨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더우니까 가게조차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B씨는 "전체 손님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7월 대비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것 같다"며 "조금이라도 손님을 더 받기 위해 야외 테이블을 마련했는데 장마 때는 비가 와서 운영할 수 없고, 폭염에는 너무 더워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고기를 굽는 등 불을 사용하는 음식점은 폭염이 더욱 힘들다. 내부 온도가 금세 높아져 에어컨 사용량이 증가한 탓이다.
곱창 전문점을 운영하는 C씨(60)는 "기온이 높은 날은 아무래도 손님들의 발길이 뜸하다"며 "전기료와 식재료 물가도 부담이라 삼중고"라고 했다.
폭우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식자재값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미나리는 지난해 대비 103% 증가한 6만4733원(7.5㎏), 상추는 88.5% 증가한 6만4220원(4㎏)에 도매가격이 형성돼 있다.
식자재 부담과 전기료 부담에도 자영업자들에게는 뾰족한 수가 없다.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한국전력이 고효율 에너지 냉·난방기기 교체 지원 사업을 추진했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에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19 때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지난해 폭발하면서 회복하나 싶었지만 불경기로 인해 오히려 더 위축된 것 같다"며 "폭우·폭염 등과 같은 자연재해는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어 더욱 답답하다"고 말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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