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조정 때마다 바이오株 꿈틀… 삼바, 다음 황제주 후보로 거론

김효선 기자 2023. 8.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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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가 긴 터널을 지나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 증시를 끌어올렸던 2차전지주 주가가 급락할 때 바이오주가 반등하면서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코프로가 20% 급락할 때 8% 넘게 올랐는데,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가 100만원을 넘어 ‘황제주’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HLB는 각각 8.80%, 5.50% 상승했다.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각각 1.14%, 2.90% 올랐다. 다른 바이오주인 유한양행과 한미약품도 같은 날 6%, 3%씩 상승했다.

이날은 고공 행진했던 2차전지 업체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 날이다. 지난달 27일 에코프로비엠은 20% 가까이 급락했고, 에코프로는 17% 밀렸다. 제2의 에코프로로 불리며 급등했던 포스코퓨처엠과 POSCO홀딩스도 각각 13%, 5%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2차전지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 반도체와 바이오 등 그간 소외됐던 업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시가총액이 큰 바이오 기업들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러스트=손민균

지난달 27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4452억원, 매출액 1조587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9%, 매출액은 36%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40%에 육박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잇달아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대부분이 목표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높여 잡았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0만원을 넘긴다면 올해 에코프로에 이어 두 번째 황제주에 등극하게 된다.

하나증권과 현대차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 주가를 115만원으로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예상 목표 주가 가운데 가장 높다. 현재 주가가 76만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50% 높은 수준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 등과 수주 계약을 체결해 4공장의 풀가동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면서 “5공장은 2025년 4월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데 이에 따른 호실적이 예상된다”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유한양행과 알테오젠, 에스티팜 등 다른 바이오주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유한양행은 신약 ‘레이저티닙’(렉라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RF) 변이가 생긴 비소세포폐암(NSCLC)에 대한 1차 치료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렉라자의 경우 1차 폐암치료제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고, 보험 적용은 2024년 초로 추정한다”면서 “렉라자를 바탕으로 유한양행의 매출 성장세가 기대된다”라고 평가했다.

알테오젠은 세계 매출 1위 항암제인 미국 머크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제형 상업화로 내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지난 1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3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15조원의 민간 투자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백신 기술만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것을 바이오의약품까지 넓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를 대폭 확대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27일에는 기획재정부가 ‘2023년도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바이오의약품 분야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국가전략기술이 되면 기업의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 공제 비율이 높아진다. 기업부설연구소나 연구개발전담부서에서 발생한 인건비, 재료비, 시설임차료 등이 공제 대상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추후 시장 금리 하락 기대감으로 바이오주에 대한 전망을 좋게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가 타 업종 대비 투자 매력이 낮았던 이유는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됐고, 실적 개선에 대해 불확실했기 때문”이라면서 “향후 바이오주의 투자 포인트는 상업화와 세계화가 될 것이며, 올해 하반기가 변곡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오주 중에서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가능하거나 실적 고성장이 예상되는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상장을 앞둔 바이오 기업들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아직 바이오주 반등이 뚜렷하지 않고, 최근 상장을 진행한 바이오 기업들의 성적이 다른 기업에 비해 부진하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상장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상장 첫날 38% 하락 마감했다. 앞서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수요 예측 부진으로 공모가를 희망 범위(1만4000~1만8000원) 하단인 1만4000원에 확정한 바 있다.

한 IR 담당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려던 바이오 기업들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보고 눈치 보고 있다”면서 “바이오주가 더 반등하면 아마 IPO를 추진하려는 바이오 기업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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