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등극' 안세영 "세계선수권-AG, 목표는 金…하루하루 최선 다하면 잘될 것"

조영준 기자 2023. 8.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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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BWF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한 뒤 관중들의 함성에 귀를 기울이는 세리머니를 하는 안세영 ⓒ대한배드민턴협회

[스포티비뉴스=김포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한 획이 그어졌다. 방수현(51) 이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이가 27년 만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안세영(21, 삼성생명)은 지난달 23일 전남 여수에서 막을 내린 BWF 월드투어 슈퍼 500대회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했다. 연이어 열린 슈퍼 750대회 일본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2주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올해 안세영이 BWF 월드투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횟수는 무려 7번이다. 경쟁자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세계 랭킹 2위)는 4번, 천위페이(중국, 세계 랭킹 3위)와 타이쯔잉(대만, 세계 랭킹 4위)는 모두 한 번 정상에 올랐다.

이번 시즌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안세영은 새로운 세계 랭킹에서 포인트 103,914점을 얻었다. 일본오픈 8강에서 탈락한 야마구치는 101,917점에 그쳤다. 안세영은 야마구치를 1,997점 차로 따돌리며 생애 처음으로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했다.

▲ 2023 BWF 일본오픈을 마친 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세영 ⓒ이강유 영상 기자

이로써 안세영은 한국 선수로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방수현(1996년 9월)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남자 단식은 손완호(밀양시청)가 2017년 9월 21일 세계 1위에 올랐다.

올해 통산 7번째 금메달과 세계 랭킹 1위라는 선물을 한꺼번에 받은 안세영은 지난달 31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애초 그는 1일부터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하는 슈퍼 500대회 호주오픈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올 시즌 숨 가쁘게 달려온 안세영은 잠시 한숨을 돌린 뒤 오는 2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전념할 예정이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안세영이 달려온 여정을 요약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다. 그는 지난 1월 인도오픈과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3월에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전영오픈에서 정상에 올랐고 동남아시아 시리즈인 태국오픈과 싱가포르오픈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 안세영 ⓒ대한배드민턴협회

또한 코리아오픈과 일본오픈까지 석권하면서 현역 최강자로 우뚝 섰다.

안세영은 시즌 랭킹 선두를 질주했지만 야마구치를 넘어 세계 1위에 오르기는 쉽지 않았다. 야마구치는 지난해 가장 큰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와 '왕중왕전'인 BWF 파이널스를 제패했다. 올해도 4번이나 월드투어에서 우승하며 세계 1위를 꿋꿋하게 지켰다.

그러나 일본오픈 8강에서 탈락한 점은 뼈아팠다. 반면 안세영은 일본오픈 우승 포인트 1100점을 획득하며 마침내 야마구치를 넘어섰다.

세계 1위 등극 소감에 대해 안세영은 "코치님이 (일본오픈) 결승전이 끝난 뒤 (세계 랭킹 1위 등극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너무 빨리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동안 꿈꿔온 것들이 이렇게 현실로 이루어지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기뻐했다.

▲ 2023 BWF 일본오픈을 마친 뒤 김포국제공항에서 인터뷰하는 안세영 ⓒ이강유 영상 기자

그는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지킬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며 세계 1위가 된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와 비교해 안세영은 장점인 '그물망 수비'는 물론 공격력도 업그레이드됐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체력적인 면에서 여유가 있다 보니 코트를 넓게 사용한 점이 좋았다. 공도 눈앞에 다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세영은 코리아오픈과 일본오픈에서 폭넓은 코트 커버 능력을 보여줬다. 상대 공격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수비와 코트 커버 능력은 다양한 공격을 할 기회로 이어졌다. 안세영은 "공이 사정권 안에 있어서 그런지 공격이 다양하게 되더라. 나도 신기할 때가 있다"며 멋적게 웃었다.

작년까지 안세영은 '셔틀콕 천재'로 불렸다. 그러나 세계 랭킹 1위 등극 이후 그는 '무결점'으로 위상이 한층 올라갔다. 그런데도 안세영은 "많이 깨우치고 성장해야 한다"며 겸손을 드러냈다.

▲ 안세영(왼쪽)과 천위페이 ⓒBWF 홈페이지 캡처

그는 "(경쟁자인 천위페이와 야마구치에게) 많이 져보기도 하고 분석해 가면서 서로를 잘 알아가는 거 같다. 아직은 내가 한참 부족해서 많이 깨우치고 더 성장해야 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가장 중요한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전,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여기서 얻은 자신감으로 열심히 준비해서 풀어가겠다"고 했다. 이어 "목표는 금메달이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오픈을 마친 안세영은 충북 진천 선수촌에 입촌해 세계선수권대회 및 아시안게임 준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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