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담서 '오염수 가짜뉴스' 논의?… 역효과 우려도

이창규 기자 2023. 8.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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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류 '찬성'으로 비칠 우려… "'안전성 확보' 日확답 받을 필요"
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3.5.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문제가 오는 18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단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단 것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31일자에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처리수'(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한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중국의 '가짜 정보'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한국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관련 대책이 한미일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오는 18일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에 임할 예정. 이번 회담은 각국 정상들이 주요 현안 등에 대해 격의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일본 정부는 '올 8월'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개시 시점으로 거론해왔던 만큼, 관련 사항이 자연스레 이번 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와 관련 오노 히카리코(小野日子) 일본 외무성 외무보도관은 지난달 26일 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미국·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하면서 악의적 허위 정보 확산에 필요한 대책을 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폭발사고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됐으나, 이후에도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 주입과 지하수·빗물 유입 등 때문에 하루 140톤 안팎의 오염수가 원전 건물 내에서 생성되고 있다.

일본 측은 '알프스'를 이용해 이 오염수에서 주요 방사성 물질을 걸러낸 뒤 바닷물 희석해 향후 약 30년간에 걸쳐 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4일 공개한 '종합 보고서'에서 일본 측의 이 같은 오염수 처리 방식이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 AFP=뉴스1

그러나 알프스로 정화한 이 오염수에도 삼중수소(트리튬)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은 그대로 남아 있어 해양 생태계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알프스 설비의 성능 자체 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이런 가운데 오염수 방류 개시가 임박한 것으로 전망되자 우리나라 등 주변국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그 안전성에 대한 불신과 불안, 불만 여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 특히 중국 당국은 일본산 수산물에 이어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사실상 수입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경우 앞서 전문가 시찰단 파견 등을 통한 자체 분석 결과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계획에 대해 IAEA와 사실상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 같은 판단이 "오염수 방류를 '찬성'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역시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내 '반대' 여론이 비등한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지난달 일본과의 정상회담, 외교장관회담, 그리고 국장급 회의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시 그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상시 모니터링과 우리 측 전문가의 그 점검과정 참여 등의 방안을 제안해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측이 바라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가짜 뉴스' 공동 대응에 나설 경우 "국내의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만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가짜뉴스' 대응을 비롯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사안을 다루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면서도 "대신 우리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잘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내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큰 만큼 우리 정부가 일본에 요청한 사안에 대해 확답을 받아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이번 주에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계획의 안전성 확보 방안 등에 관한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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