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주 터질까"…쌓여가는 공매도

김경택 기자 2023. 8.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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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1兆 웃돌아
증권가 "2차전지 변동성 내달에도 지속될듯"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608.32)보다 24.26포인트(0.93%) 오른 2632.58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13.74)보다 22.23포인트(2.43%) 상승한 935.97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7.0원)보다 2.4원 내린 1274.6원에 마감했다. 2023.07.31.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최근 2차전지주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의 공매도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차전지주에 대한 포모(FOMO)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에 따른 수급 유입과 공매도 자금 간 세력 다툼이 증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68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4353억원) 대비 57.90% 급증한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014억원으로 전월(2647억원) 대비 51.65% 늘었다. 두 시장 합산 거래대금은 1조887억원으로 6월보다 55.53% 불어났다.

공매도 거래대금이 늘어난 것은 2차전지 관련주를 비롯한 일부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2차전지 쏠림 현상으로 지수가 크게 출렁인 지난달 26일에는 공매도 거래대금이 코스피에서만 1조3718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4월4일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날 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 역시 9899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급증한 공매도 거래는 대부분 2차전지 관련주에 집중됐다. 최근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둔 공매도 투자자들의 베팅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 종목 가운데 공매도 잔고금액 1위 종목은 POSCO홀딩스로 1조1665억원을 기록했다. POSCO홀딩스는 최근 2차전지 테마 대장주로 자리잡으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썰물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이어 포스코퓨처엠이 1조33억원으로 전체 2위를 기록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한 공매도 잔고금액 역시 3364억원에 달해 전체 5위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전체 1·2위를 에코프로비엠(1조2655억원), 엘앤에프(5176억원)가 차지했다. 사실상 2차전지 관련주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공매도에서 비롯된 2차전지 쏠림 현상이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차전지의 주가 흐름을 놓고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세력 간 힘싸움을 벌이면서 투심이 2차전지에만 집중되고 있고, 이는 수급 왜곡을 야기해 증시가 2차전지주에 휘둘리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공매도 잔고가 일부 감소하면서 지난달 28일과 31일 2차전지 관련주가 다시 강세로 전환한 모습이지만, 공매도 거래는 언제든지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다음 달까지는 이 같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분간 포모(나만 소외된다는 불안감)현상이 지속되면서 2차전지 관련주와 나머지 업종·종목 간 엇갈린 등락이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적 대비 높은 주가로 고밸류에이션 논란이 있는 종목들에 대한 공매도 청산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많은 공매도 포지션이 정리되며 증시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2차전지 등 많은 종목들에 대해 공매도 청산이 일어났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새로운 공매도 포지션 진입 또한 늘고 있으며, 코스닥은 오히려 공매도 청산보다 신규 진입이 많은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급등락하는 주가를 따라 7월 한 달 동안 열심히 달려온 투자자들은 잠시 '쿨다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타이밍"이라며 "단기 수급을 따라가기보단 차분히 산업과 기업들의 펀더멘털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의 반등이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이는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며 "과도한 쏠림 현상의 후폭풍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2차전지 소재주와 나머지 업종·종목 간의 엇갈린 등락, 외국인과 개인 간 수급 공방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된 기존 주도주, 반도체, 자동차, 조선 업종과 최근 순매수 전환한 소프트웨어, 운송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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