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쏠'도 서러운데 옆집 애 양육비까지 내라고?"..논란의 중심 '싱글세'
총 감소 예상액보다 더 큰 세제 혜택..."누가 메꾸나"
큰 변화 없는 '근소세'...혜택 차이 사실상 '싱글세'로
[파이낸셜뉴스] 건전재정 기조를 확립하겠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서민·중산층에 돌아가는 세제혜택은 63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5300억원은 출산·양육 지원을 위한 '자녀장려금 확대'에 투입된다. 이 밖에도 신혼부부에 대한 증여 공제를 포함해 인구 감소 대응을 위한 장려책이 대폭 정비된 모습이다. 직접적인 징수는 없지만 세정 지원은 한 쪽에 몰리며 같이 세금을 내는 미혼·독신에 사실상 '싱글세'를 부과하는 모양새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7월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인한 세수감은 자녀장려금 확대 등 출산·양육 지원 확대로 인해 주로 발생하며, 서민·중산층에 대부분 혜택이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신혼 부부의 주거안정을 위해 직접적으로 '신혼 부부의 전세 보증금'을 기준으로 부모로부터의 증여액 공제를 세 배까지 늘렸다. 기존 부부합산 1억원에서 추가로 각각 1억원을 더해 총 3억원을 세금 없이 증여받게 됐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30대(662만7045명) 가운데 미혼인구는 281만5227명(42.5%)으로 절반에 가까운 수치가 미혼으로 남아있다. 2015년 기준 30대 미혼율이 36.3%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5년 사이 6% 넘게 추락한 결혼율을 외부 지원을 통해서라도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육아 관련 각종 비용도 세제 혜택을 적용 받았다. 출산 및 보육수당의 비과세 한도가 늘어났고, 0~6세 영유아 의료비의 경우 공제 한도를 아예 없앴다. 연봉 7000만원 이하 근로자에만 제공되던 산후조리비용 관련 의료비 세액공제도 소득 기준을 모든 근로자로 확대했다.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면 저소득자 및 취약계층 뿐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의미다.
세법 개정안의 큰 방향 중 하나인 '서민·중산층 부담 경감'의 주요 내용은 장기 주택저당 차입금,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주거안정과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당장 주머니 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근로소득 과세표준 구간 등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기재부가 밝힌 서민·중산층의 세부담 완화 규모 역시 총액이 아닌 체감 수준으로 내려오면 그 효과가 미미하다. 올해 6월 기준 상용근로자 수는 1627만50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서민·중산층만을 추려내더라도 1인당 세부담 귀착은 단순계산으로 10만원을 넘지 못한다. 소득세 면세점(과세기준 미달로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 근로자) 이하 근로자가 2021년 이미 704만명에 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근소세를 내는 독신'의 세금이 인구 위기 대응에 투입되고 있는 모양새에 가깝다.
다만 기재부는 5000억원에 가까운 내년도 세수감소가 연간 400조에 이르는 국세 수입 총액에 비교하면 중립적인 수준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규정 합리화 등으로 오히려 1751억원 가량의 세수가 증가하며 자녀 장려금 5300억원, 출산·보육수당 642억원 등의 세제혜택 감소분을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세입 감소에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은 예상보다 부진이 장기화되며 감소분을 보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인구 대응위기를 같은 처지의 '싱글'들이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결산 기준 근로소득세수는 57조4000억원으로 2017년 실적(34조원)과 비교해 6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 국세 증가율은 49.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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