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확대 집중" 현대차그룹, 美보조금 차별에 할인공세

이강준 기자 2023. 8. 1.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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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겠다던 현대차그룹이 올해 미국발 전기차 가격을 사실상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액면 가격은 동결하고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그만큼의 자체 할인 혜택을 제공한 덕분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미국 시장 가격이 사실상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사 전기차가 IRA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만큼 이달까지 자체 할인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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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가 15일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연식변경 모델 ‘2023 아이오닉 5를 출시했다. 배터리 용량을 증대해 주행가능거리(AER)를 늘리고, 고객 선호도가 높은 안전 및 편의사양을 기본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롱레인지 모델의 배터리 용량을 72.6kWh에서 77.4kWh로 개선해 완충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를 429km에서 458km로 29km 늘렸다. (현대차 제공) 2022.7.15/뉴스1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겠다던 현대차그룹이 올해 미국발 전기차 가격을 사실상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액면 가격은 동결하고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그만큼의 자체 할인 혜택을 제공한 덕분이다.

31일 미국 자동차 전문 통계사이트 아이씨카즈(iSeeCars)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6는 이달 기준 권장소비자가격(MSRP)보다 실거래 가격이 더 낮았다. 아이오닉5의 평균 실거래가는 MSRP에 비해 0.5%, 아이오닉6는 0.1% 낮았다. 같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공유하는 기아 EV6는 1.1% 높았다.

미국 시장에선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딜러사를 거쳐 차를 판매한다. 때문에 제조사가 제시하는 차량 가격(MSRP)보다 실제 소비자가 차를 구매할 때 내야 하는 돈이 다르다. 인기 모델이나 재고가 없는 신차는 딜러 할인이 없거나 추가 비용(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실거래 가격이 MSRP보다 높다.

신차 실거래가는 대체로 MSRP보다 높은데, 이 간격이 가장 컸던건 지난해였다. 특히 전기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높은 신차 수요가 겹쳐 추가금을 내지 않고서는 차를 받기가 어려웠다.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미국 시장 가격이 사실상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웃돈을 내면서 구매하는 게 당연했는데, 올해는 딜러사들이 앞다퉈서 전기차 가격을 깎고 있기 때문이다. 칼 브라우어 아이씨카즈 수석연구원은 "아이오닉5·6가 IRA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판매량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며 "이는 딜러사의 공격적인 할인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사 전기차가 IRA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만큼 이달까지 자체 할인을 진행했다. IRA 100% 보조금 수준인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딜러사 사정에 맞게 추가 할인을 진행했다.

그 덕에 현대차그룹의 올해 상반기 주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오히려 늘었다. 미국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11.4% 증가한 3만8057대였다. IRA로 가격 경쟁력이 크게 저하된 걸 고려하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당분간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지키는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2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EV(전기차) 시장에서 수익성 보다는 마켓(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데에 무게를 둬야한다. 경쟁이 격화된 EV 시장의 비정상적인 시점을 정면 돌파해야 할 것"이라며 "하반기는 EV6 위주로 정책을 고려할 거고, EV9은 유럽·미국 판매가 내년인만큼 수익성 양보하는 적극적인 EV 시장 대응은 2024년 이후 신차가 나가면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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