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들 “보강 공사? 이젠 그것도 못 믿겠다”
‘도색 작업’이라 속이고 보강 공사
31일 경기 파주시 ‘초롱꽃마을 3단지(파주 운정 A34)’ 지하 주차장 곳곳에는 파란 천막과 함께 ‘위험’이라는 테이프가 둘러처져 있었다. 천막 위에는 ‘페인트 도색 보수 작업을 진행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철근이 빠져 보강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날 저녁 단지 내 작은도서관에서 열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설명회에선 “도색 작업이라 믿었는데 철근이 빠졌다니 황당하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작년 8월 입주가 시작된 1448가구 규모의 공공 임대 아파트인 이 단지는 국토부 조사에서 지하 주차장 기둥 331곳 가운데 12곳에 보강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 입주민은 “입주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야 조사하고 보강 공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아이와 함께 있다가 지하 주차장이 무너졌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보강 공사한다고 하지만 이제 못 믿겠다”며 “목숨이 달린 일인데 제대로 된 최선의 대책을 제시해 달라”고 했다.
이날 발표 이후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난 15단지 입주민과 입주 예정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적발된 현장은 지하 주차장 위에 건물이 없어 주거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지하 주차장을 어떻게 이용하느냐”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작년 4월 입주한 경기 남양주시 ‘별내퍼스트포레(남양주 별내 A25)’ 시공사인 SM삼환기업은 이날부터 지하 주차장에 잭서포트(기둥에 지지대를 설치하는 가설 부재)를 시공하고 있다. 이 아파트 역시 조사 결과, 기둥 302곳 중 126곳에 보강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한 입주민은 “보강 공사만으로 안전이 담보될지 확실히 알 수 없는데 계속 사는 게 맞는지 고민이 크다”고 했다.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이미 ‘순살 아파트’라는 낙인이 찍혀 나중에 집을 팔거나, 세를 놓을 때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LH가 시세대로 사들인 뒤 전부 임대로 돌리는 방안을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날 회원 수 80만명이 넘는 임대 아파트 입주 예정자 커뮤니티에는 청약에 당첨돼 입주를 손꼽아 기다리던 입주 예정자들의 문의 글이 쏟아졌다. 한 입주 예정자는 “어렵게 당첨됐다고 좋아했는데 철근 빠진 아파트에 살기는 힘들 것 같다”며 “입주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디아크리온 강남(수서 역세권 A3)’도 이번 철근 누락 단지에 포함됐다. 다만 LH는 철근이 빠진 기둥 5개에 대한 보강 공사를 완료했고, 안전 검사를 통해 ‘문제없음’ 판정을 받았다고 입주민에게 공지했다. 한 입주민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도 입주 예정일이 계속 밀려 지난달 겨우 입주했는데 한 달 만에 부실 공사라니 날벼락”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럼프, 보건복지부 장관에 ‘백신 음모론자’ 케네디 주니어 지명
- 파월 “금리 인하 서둘러야 할 신호 없어”
- Netflix Series Zombieverse: New Blood Coins ‘Vari-Drama’ Genre, Mixing Humor, High Stakes, and Zombie Action
- 결국 4만전자 전락한 삼전, 용산은 2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 10만~20만원대로 실현한 문페이즈 드레스워치
- 연일 완판 행진 카이스트 탈모 샴푸, 단독 구성 특가
- 무쇠솥에 밥·찌개 끓인 후 한껏 올라간 집밥 맛
- 벨트 하나로 EMS·온열·진동 3중 관리, 허리 통증에 온 변화
- 1++ 구이용 한우, 1근(600g) 7만2000원 특가 공구
- 84세 펠로시, 2년 뒤 또 출마?… 선관위에 재선 서류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