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보험료 900원… 日엔 열사병 보험도
여행비 보상해주는 보험 준비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인도, 영국 등 주요국에서 폭염 피해에 대응할 수 있는 ‘폭염 보험’이 선보이고 있다.
일본 보험사 스미토모생명은 지난해 4월 전 세계 보험 업계 최초로 열사병 전용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하루 단위로 가입할 수도 있는데, 하루 보험료는 100엔(약 900원, 한 달 월정액 가입 시 220엔)정도다. 가입자가 열사병으로 입원하거나 수액 치료를 받게 되면 5000~3만엔을 받을 수 있다. 일본에서 무더위가 이어진 지난해 6월엔 사흘 연속 6000건 이상 보험 계약이 체결됐다고 한다.
천재지변 등이 발생했을 때 미리 지정한 온도 등 지표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는 ‘파라메트릭 보험(Parametric Insurance·지수형 보험)’도 ‘폭염 보험’의 일종으로 등장하고 있다. 폭염 때 기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보상해주는 식이다.
인도에선 지난 5월 미국 록펠러 재단, 소액보험 스타트업인 블루마블, 인도여성노동조합이 제휴해 여성 노조원 2만1000명을 대상으로 파라메트릭 보험을 출시했다. 평균기온보다 높은 폭염이 사흘 이상 지속돼 수입이 줄면, 일당에 해당하는 3달러를 가입자 은행 계좌에 자동 입금해준다. 영국 보험사 엔에프유 뮤추얼도 지난 5월 영국 최초로 낙농업자 대상 폭염 피해 보상 파라메트릭 보험을 내놨다. 여름철 온도와 습도가 폭염 기준에 도달하면 보험금이 지불되는 방식이다.
미국 여행 보험사인 ‘센서블 웨더’는 여행 중 무더위가 심해지면 여행비를 보상하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닉 카바노는 30일 영국 아이뉴스 인터뷰에서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이면 총 여행비의 50%를 보상하고, 40도 이상이면 100%를 보상하는 방식을 고안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글로벌 폭염 보험 동향’ 보고서를 낸 강윤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지구 평균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폭염 피해에 대응할 수 있는 보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각종 자연재해 피해를 보상하는 풍수해 보험은 있지만, 폭염 피해만 특정해 보상하는 포험이 출시된 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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