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은 뇌·심장에 치명적… 몸에 물 뿌려 체온 낮춰야
한여름 대표 질환이 온열 질환과 냉방병이다. 온열 질환은 찜통 열기가, 냉방병은 에어컨 냉기가 원인이다. 증상과 대응법 등을 알아본다.
[온열 질환]
Q : 온열 질환의 종류와 증상은?
A : 체온이 40도 안팎까지 올라 뇌·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중증인 열사병과 일사병이 있다. 경증으로는 더운 날 야외 활동으로 팔·다리 근육이 뭉치는 열경련, 손가락이나 발목이 붓는 열부종, 잠시 기절하는 열실신 등이 있다.
Q : 열사병과 일사병의 차이점은?
A : 둘 다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때 발생하지만 다른 질환이다. 일사병(열탈진)은 온열 질환 중 가장 흔하다. 체온이 37~40도까지 오르고 약간의 어지러움과 구역질 증상이 나타나지만 의식은 선명하다. 빨리 체온을 낮춰주고 수분을 공급해주면 대부분 회복이 된다. 반면 열사병은 열에 의한 뇌졸중으로 의식을 잃는 경우가 많다. 체온 조절 중추가 일시적으로 망가지면서 땀 배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체온이 40도 이상까지 올라간다. 긴급 치료를 안 하면 사망하거나 생존 후에도 뇌·심장 기능 등에 문제가 남을 수 있어 위험하다. 2017년부터 5년간 온열 질환 사망자 99명 중 98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Q : 온열 질환 원인은
A : 체내 혈액과 수분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주 원인이다. 고온으로 몸이 뜨거워지면 우리 인체는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액량을 늘리고 땀을 배출해 열기를 발산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수분과 염분을 잃게 된다. 이것이 지속되면 온열 질환에 걸린다.
Q : 특히 취약한 사람은
A : 노인과 영유아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위험하다. 또 심부전, 협심증 등을 앓고 있는 심장병 환자의 경우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맥박수가 올라가거나 부정맥이 발생해 병이 악화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도 혈압이 급격히 오를 수 있어 위험하다.
Q : 온열 질환 대처와 예방법은
A : 신속히 체온을 낮추는 게 관건이다. 물수건으로 몸을 닦거나 몸에 물을 뿌려 최대한 체온을 낮춰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없다면 음료가 기도를 막을 수 있어 위험하다. 낮 12시부터 5시까지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야외 활동 시 목이 마르지 않아도 1시간마다 물을 마시고 쉬어야 한다. 양산과 챙이 넓은 모자로 햇볕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냉방병]
Q. ‘냉방병’과 그 증상은
A. 에어컨 등 냉방 기기를 장시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을 종합해 부르는 것이다. 공식적 질병명은 아니다. 보통 두통과 어지럼증, 콧물,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복통, 설사, 소화 불량, 근육통 등도 생길 수 있다.
Q. 왜 걸리나
A. 우리 몸이 여름철 과도한 실내외 온도 차에 적응하지 못해서다. 서늘한 실내와 무더운 야외를 오가는 환경에 자주 노출될 경우,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저하된다. 그러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혈액 순환에도 지장이 생기며 냉방병 증상이 나타난다.
Q. 예방법은
A. 에어컨의 설정 온도를 실외 온도와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아무리 더워도 실내외 온도 차이가 8도 이상 나지 않도록 맞추는 게 좋다. 에어컨 바람이 천장 등 사람이 적은 쪽으로 향하게 한다. 2~3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도 해야 한다. 실내에 오래 머물 때는 얇은 겉옷을 걸치거나 주기적으로 나가 바깥 공기를 쐬는 것도 방법이다.
Q. 어떻게 해야 하나
A. 냉방 기기를 끄거나 실내 온도를 높이면 별다른 치료 없이도 대부분 3~4일 내로 증상이 완화된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산책 등 가벼운 운동으로 체온을 높이는 것도 도움된다. 조현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몸에 수분이 충분히 있어야 체온 조절과 자율신경계 기능 유지에 유리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라고 했다.
Q. 증상이 일주일 이상 이어진다면
A. 증상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면 내과 또는 가정의학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단순 냉방병이 아닌 ‘레지오넬라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레지오넬라증은 에어컨 냉각수에서 레지오넬라균이 번식해 에어컨 공기를 통해 퍼져 발생하는 병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고령층이나 면역 기능이 약화한 사람이 레지오넬라증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할 경우 레지오넬라 폐렴까지 이어져 치명적일 수 있다”며 “설사나 복통까지 동반한다면 꼭 가까운 병원을 내원하라”고 했다. 레지오넬라증 예방을 위해서는 에어컨 필터와 냉각기 등 정기적인 소독과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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