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 뛴 K팝 콘서트 티켓값… “내한 공연이 더 ‘혜자’스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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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가수의 내한 공연과 한국 가수의 콘서트를 매년 4, 5개가량 즐기던 대학생 김모 씨(26)는 올해 상반기(1∼6월)엔 6월에 열린 미국 싱어송라이터 브루노 마스의 콘서트만으로 만족했다.
브루노 마스 공연은 티켓 가격이 7만7000∼25만 원의 7개로 나뉘어 원하는대로 고를 수 있었지만, 한국 가수 공연은 단일 가격으로 15만 원 안팎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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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20만원 육박, 일반 15만원대
단일 가격으로 좌석 선택권도 침해
“적지않은 팬들이 청소년인것 고려… 가격 낮추고 좌석별로 차등 둬야”
공연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껑충 뛴 K팝 콘서트 티켓 가격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 VIP석 20만 원 시대
해외 가수들의 내한 공연과 비교해도 국내 가수들의 티켓 가격은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올해 하반기(7∼12월)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연의 경우 해외 가수는 라우브(미국)가 6만6000∼15만4000원, 찰리 푸스(영국) 7만7000∼18만7000원, 샘 스미스(영국) 13만2000∼25만 원이다. 이에 비해 슈가는 16만5000∼22만 원, 엔하이픈은 15만4000∼19만8000원이다.
최근 아이돌 공연을 여러 차례 본 황모 씨(23)는 “2019년에 비해 표 가격이 3만∼4만 원가량이나 올랐다”며 “해외 가수의 내한 공연은 무대에서 멀면 10만 원 이하인 좌석이 있지만 한국 가수 공연은 가장 싼 것도 10만 원대 중반이라 부담이 크다”고 했다.
● 돈만 받고 ‘깜깜이 좌석 배정’
관객이 아예 좌석을 고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세븐틴 콘서트는 유료 추첨제를 실시해 논란이 일었다. 팬클럽 멤버십 이용자가 사전에 응모해 당첨이 되면 티켓을 살 수 있게 했는데, 결제한 지 일주일가량 지나서야 좌석 위치를 알 수 있었다. 가격은 일반석 15만4000원, VIP석 19만8000원이었고, 팬클럽 멤버십 가입비 2만2000원을 별도로 내야 했다. 좌석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수료(4000원)을 내고 취소해야 했다. 한 관객은 “적지 않은 돈을 내도 좌석 위치를 알 수 없게 한 건 팬심을 악용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퍼포먼스 위주인 K팝 가수는 조명, 음향, 영상 등 준비할 게 많다. 인건비도 상승해 최근 티켓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국내 가수들의 공연 티켓 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도 여타 문화생활 비용에 비해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 가격은 상승 폭이 크고 인상 속도도 빠른 편”이라며 “적지 않은 팬들이 청소년임을 고려해 가격 최저선을 낮추고 좌석별로 가격에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관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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