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조회 수가 ‘터졌다’

정다정 메타 인스타그램 홍보 총괄 상무 2023. 8.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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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김치전을 바삭하게 굽는 법이라는 릴스 동영상을 올렸다. 30초도 안 되는 짧은 동영상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조회 수가 올라가더니 10만, 100만뷰까지 달성하고 지금은 400만을 향해 달려간다. 조회 수가 ‘터졌다’. 덩달아 그녀를 팔로하는 사람도 3배 늘었다.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면 마냥 좋을 것 같은데 그렇지만은 않은가 보다. 친구는 영화와 요리를 같이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데, 갑자기 요리 비결을 담은 동영상이 인기를 끌자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며 괴로워했다. 남들이 좋아하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 사이의 고민이다.

크리에이터는 쉬운 직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힘든 직업이다. 30초짜리 동영상 한 편을 만드느라 5시간씩 편집하는 사람도 많고, 모든 댓글에 답변하는 사람도 있다. 매 순간 어떤 콘텐츠를 만들까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친구 역시 그런 팁을 듣고 동영상에 아침부터 댓글을 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무려 6시간 동안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 크리에이터 생활 하루 만에 탈진했다고 웃었다.

최근 회사에서 크리에이터 행사를 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영상으로 만들어 인기가 많은 크리에이터 공률씨가 전 세계에서 모인 크리에이터들에게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크리에이터로 즐겁게 사는 비결을 세 가지 꼽았다. 우선 내가 무얼 좋아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둘째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할 것. 마지막으로 조회 수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을 꼽았다. 조회 수는 남이 나를 봐주는지 신경 쓰는 지표다. 많은 사람이 팔로어 수를 지명도나 영향력과 동일시하는 시대에 조회 수를 신경 쓰지 말라니 아이러니다. 역설적으로 남이 원하는 대로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때 영향력은 커진다. 그는 자신의 콘텐츠가 사랑받는 것도 본인이 좋아하는 스토리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순수한 목적 덕분인 듯하다고 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해나가는 기쁨과 행복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겠지만, 목적이 무언가를 생각하면 좋겠다. 내가 유명해지고 싶은지 아니면 진짜 좋아하는 걸 나누고 싶은지. 그리고 그 진짜 목적을 발견했을 때 당신의 콘텐츠는 ‘터질’ 것이다.

※ 8월 일사일언은 정다정씨를 포함해 이진혁 출판 편집자, 임진주 2023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자, 김희선 소설가, 채길우 시인이 번갈아 집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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