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폭염속 다시 코로나

이연섭 논설위원 2023. 8.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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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연일 헉헉댄다. 사무실과 집에서 에어컨을 종일 틀 수밖에 없다. 목이 아프고 머리가 띵하다. 냉방병인가? 목이 더 아프다. 감기인가 생각하고, 동네병원에 갔다. 의사가 요즘 냉방병과 감기가 많다며 약을 처방해줬다. 감기약을 먹었는데도 목은 더 아프고, 컨디션도 좋지 않다. 뭔가 심상치않음을 직감했다. 다음 날 다시 병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예상대로 코로나19 확진이다. 두 번째인데도, 일주일 이상 꽤 힘들었다.

최근 한여름 폭염 속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정부가 6월1일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고 확진자의 격리 의무를 해제할 당시만 해도 주간 확진자 수는 12만명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7월 3주 차엔 25만3천825명으로 2배를 넘어섰다. 경기도에선 7월 4주 차(17~23일) 신규 확진자가 5만8천867명 나왔다. 전주 대비 1만5천964명 늘어난 수치다. 숨은 감염자를 감안하면 실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요즘 병·의원마다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아침부터 붐빈다. 편의점과 약국에선 진단 키트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위기단계 하향 직후 안정적이던 확진자 수가 3주 뒤부터 늘더니 4주 연속 증가해 하루 4만명을 웃돈다.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전파를 촉진하는 ‘3밀’(밀집·밀폐·밀접) 환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인플루엔자까지 확산해 질병관리청은 마스크 착용과 개인방역 수칙을 강조하지만 버스·지하철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지 않다.

정부는 확진자 증가에도 8월 중 위기단계를 독감과 같은 수준인 4급으로 낮출 방침이다. 병원 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풀리게 된다. 코로나 검사·치료비는 환자 부담이다. 확진자 수 집계도 중단된다. 방역 경계심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해 방역 완화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감염 추이를 보면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 코로나19 대응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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