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트위터!” 괴짜 개발자 60명이 8개월만에 해냈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3. 8.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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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가입 ‘스레드’ 출시 뒷얘기
마크 저커버그

‘인터넷 역사상 가장 빨리 성장한 앱’으로 기록된 메타의 ‘스레드’ 출시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강력한 ‘타도 트위터’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는 지난해 11월 저커버그에게 트위터 같은 짧은 메시지 기반의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만들라는 전화를 받았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지 불과 1개월쯤 지났을 때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에게 트위터 대항마를 만들라는 임무를 부여한 것이다. 2008년 제품 디자이너로 메타(당시 페이스북)에 합류한 모세리는 메타의 핵심 경영진이자, 저커버그의 심복으로 꼽힌다.

WP에 따르면 첫 통화 당시 모세리는 인스타그램에 트위터와 비슷한 기능만을 일부 추가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큰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독립적 서비스를 만들라”고 요구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유료화를 포함한 급진적 서비스 변경을 진행하며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절호의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저커버그는 지난 2008년 5억달러에 트위터 인수를 시도했을 만큼 트위터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당초 저커버그는 개발을 지시한 지 두 달 만인 올 1월에 스레드를 시장에 내놓길 원했다. 모세리는 “일단 쓸만한 팀을 구성해야한다”며 저커버그를 진정시키는 한편,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에서 ‘엉성하게라도 여러 일을 한 번에 해치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개발자 60명을 모아 ‘별동대’를 꾸렸다. 다만 이 별동대에는 알려진 것과 달리 트위터 출신 개발자는 없었다고 메타 대변인 앤드 스톤은 말했다.

개발은 긴박하게 진행됐다. 모세리는 팀원들에게 ‘간단한 일부터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콘텐츠 검색, 팔로하지 않는 사람들의 게시물 숨기기 등 복잡한 기능 개발은 과감히 생략했다. 스레드가 트위터의 다이렉트 메시지(DM), 해시태그(#)와 같은 일부 인기 기능이 빠진 채 출시된 이유다. 다른 서비스 간 개인 정보 결합을 금지하는 디지털 시장법이 시행된 유럽연합에는 복잡한 법률 검토 대신 아예 출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개발 지시부터 스레드의 첫 공개까지는 약 8개월이 걸렸다. 앞서 메타가 틱톡의 쇼트폼 동영상 기능을 따라한 ‘릴스’는 스레드처럼 별도 앱을 만들지 않았음에도 개발에 1년이 넘게 걸렸다. 이런 성과는 메타 내부에서도 작지 않은 충격을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실리콘밸리의 한 빅테크 엔지니어는 “덩치가 커지며 더 이상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빅테크의 현실에 대한 반성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스레드는 첫 5일 만에 사용자 1억명을 모으는 기록을 세운 후 인기가 하락세다. WP는 “스레드의 장기적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대규모 감원, 틱톡과 벌이는 경쟁으로 흔들리던 메타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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