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서 한 건도 금품 비리 없었다? 文의 선택적 기억

박국희 기자 2023. 8. 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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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재인 전 대통령은 30일 페이스북에 “열심히 일했고, 달라지려 했고, 단 한 건도 금품과 관련된 부정 비리가 없었던 당시 청와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문재인 청와대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재인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김모 행정관은 고향 친구이자 1조6000억원대 피해를 끼친 라임 자산운용 사기 사건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5000여 만원의 뇌물을 받고 라임 관련 내부 문건을 빼돌려 준 혐의로 2021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의 이모 행정관은 5000억원대 피해를 끼친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주범의 아내로, 옵티머스 관계사 사외이사로 일하다 청와대에 들어온 뒤 뇌물 수수 의혹으로 입건됐다.

문 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야인 시절 2억92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회의원 시절 대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21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재직 중 성적이 좋지 않은 딸 조민씨가 부산대의료원장으로부터 받은 600만원의 장학금이 올초 1심에서 청탁금지법 유죄 판결을 받았다.

문 전 대통령 ‘30년 친구’를 당선시키기 위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친문 실세와 친한 비리 공무원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무마 사건 등 문 전 대통령이 콕 집어 언급한 ‘금품’과는 관련이 없지만, 오히려 국가의 법치 근간을 해쳤던 더욱 심각한 의혹들은 여전히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쯤 되면 ‘단 한 건도 부정 비리가 없었던 청와대’는 문 전 대통령의 ‘선택적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상의 청와대라 할 만하다. 문재인 정권은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정권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문 전 대통령은 아직도 현실 대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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