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챗GPT와 의료의 미래
챗GPT 열풍이 뜨겁다. 미국 오픈AI가 내놓은 챗GPT는 거대언어모델 GPT에 기반한 인공지능으로 사람과 대화하듯이 인공지능과 채팅 형식으로 말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다. 과거 인공지능은 한 가지 과업을 수행하는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챗GPT는 일반적인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어'로 주문할 수 있는 다양한 질문, 명령 등에 대해 답을 내어놓는다.
지난 3월 GPT-4가 출시되며 챗GPT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자들은 최근 한 논문을 통해 챗GPT가 수학, 프로그래밍, 시각, 의학, 법률, 심리학 등을 아우르는 새롭고 어려운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사람처럼 사고할 수 있는 일반 인공지능(AGI)의 초기버전으로 볼 수도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이러한 거대언어모델의 활용분야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것이 의료다. 오픈AI가 GPT-4를 외부에 공개하기 전부터 의료는 중요한 활용분야로 지정해 6개월 동안 내부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한다.
최근 의료계에선 챗GPT를 비롯한 거대언어모델로 어떻게 의료를 혁신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된다. 가장 대표적인 활용방법은 의학지식을 물어보는 것이다. 챗GPT가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을 무난히 통과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다양한 의학문제에 대해 챗GPT는 추론하며, 추론을 설명하고, 의학적 지식을 언급하며, 인과관계까지 알려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최근 구글이 발표한 의료에 특화된 초거대 인공지능 메드-팜2(Med-PaLM2)는 의학문제를 인간 의사 수준에 버금가거나, 혹은 더 잘 답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메드-팜2의 답변과 의사의 답변을 맹검처리해 의료 전문가에게 보여주자 메드-팜2의 답변이 다양한 측면에서 의사의 답변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어려운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 활용할 수도 있다. 의사들도 어려워하는 환자의 사례를 챗GPT에 입력하고 가능한 진단명을 요구했더니 높은 정확도로 진단명을 내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러한 거대언어모델은 다양한 방식으로 의료에 활용이 가능하다.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자동으로 정리해 차트에 입력해줄 수도 있고 보험청구나 검사, 약처방을 자동으로 낼 수도 있다. 영상의학 판독문을 자동으로 구조화한 형식으로 변환해주거나 의학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토론 파트너가 돼줄 수도 있다.
반면 넘어야 할 기술적 한계도 있다. 소위 '할루시네이션', 혹은 '환각'으로 불리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챗GPT가 정확하지 않거나 엉뚱한 답변을 매우 그럴듯하게 생성하는 것이다. 너무도 그럴듯하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성을 검증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료분야에서 이러한 할루시네이션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런 인공지능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규제할 것인지도 골치 아픈 문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챗GPT를 의료에 활용하는 경우 많은 국가에서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챗GPT를 의료기기로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무한대에 가까운 입력과 출력이 가능한 인공지능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는 식약처와 FDA를 포함한 전 세계 규제기관이 이제부터 고민해야 할 숙제다.
챗GPT를 비롯한 거대언어모델 인공지능은 '불의 발견'에 비견될 정도로 인류에게 큰 가능성을 열어줬다. 특히 이러한 인공지능은 의사와 환자를 도움으로써 의료를 혁신할 잠재력을 지녔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러 기술적, 규제적 난제가 남아 있기도 하다. 이런 기술의 잠재력은 극대화하고 문제점들은 현명하게 해결해서 의료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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