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법 개정 무산...오늘부터 혼란 불가피

나혜인 2023. 8. 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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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거 기간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현수막 같은 인쇄물 게시 금지를 완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입법 시한인 어제(31일)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관련 조항은 오늘부터 효력을 잃게 됐는데, 현장 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정당 정책이나 정치 현안에 관한 현수막을 사실상 무제한 허용하는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자체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잇달아, 전국 17개 시도지사가 여야를 막론하고 다시 규제를 촉구했을 정돕니다.

[유정복 / 인천광역시장 (지난달 27일) : 국회는 이렇게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유발하고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법을 만들어서는 안 되고….]

그런데 되레 오늘부턴 정당 현수막 규제가 더 느슨해집니다.

선거 180일 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현수막 설치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효력을 잃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너무 장기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7월까지 법 개정을 주문했지만 안 된 겁니다.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현수막 설치 금지 기간을 선거 전 180일에서 120일로 단축하는 개정안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목이 잡혔습니다.

같은 법에서 단순위헌 결정으로 효력을 잃은 집회 금지 조항 때문입니다.

선거 기간 모든 집회나 모임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건 위헌이라는 헌재 판단에 따라, 정개특위가 참가 인원 30명을 새 기준으로 제시했는데, 법사위에서 모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장동혁 / 국민의힘 법사위원(지난달 27일) : 왜 30명으로 끊어져야 하는지, 다른 5개 열거된 모임은 왜 인원수와 관계없이 2명만 모이더라도 금지돼야 하는지….]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 (지난달 27일) : 정개특위가 의결한 그 전제에서 우리가 통과는 시켜야 하는데 인원수로 제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잖아요.]

이렇다 보니, 대체 입법이 시급한 현수막 관련 논의까지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 국민 우려를 하게 했다는 점에서는 여야가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8월 중으로는 본회의 의결이 될 수 있도록….]

[송기헌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시각적으로도 불편한 점이 많으실 것 같아요. 그래서 가능하면 빨리 처리해야 할 것 같고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게 된 것이 굉장히 좀 유감스럽습니다.]

여야는 뒤늦게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당장 오는 10월 예정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부터 현수막 난립 등이 우려됩니다.

입법 공백이 해소될 때까지 현수막뿐만 아니라 선거 관련 광고나 벽보 같은 인쇄물 게시도 가능해졌습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이성모 한상원 윤소정

영상편집;정치윤

그래픽;김진호

YTN 나혜인 (sj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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