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시선] 새로운 교육문제 젊은 교사 퇴직 해법은

최승룡 2023. 8. 1. 00: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최승룡 전 교원·교육전문직원

여러 해째 하위권을 맴도는 프로야구팀이 있다. 야구전문가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해결책은 크게 넷. 상위 팀의 장점이기도 하다. 선배 선수와 후배 선수의 조화, 프런트의 지원, 감독의 경기 운영, 구단주의 팀 운영 개입 최소화. 어쩌면 우리 초·중등 교육 현실이 이와 비슷한 것 같아 씁쓸하면서도 해결과제가 분명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요즘 교육계에 새롭게 등장한 문제는 젊은 교사의 퇴직 비율 상승이다. 나에게 가장 큰 이유 하나만 제시하라면 중견 교사들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 말한다. 젊은 교사의 버팀목과 울타리가 되어주는 중견 교사들이 위축되고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때 중견 교사 한명 월급이면 신규 교사 여러 명을 쓸 수 있다며 중견 교사를 비아냥댔다. 평교사로 정년 퇴임하는 것이 이상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많은 이는 ‘경제주의’에 동조했다. 10년이 지났다. 이제는 중견 교사는 물론 젊은 교사들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다시 이명박 정부 때로 돌아가 보자.

2012년이었다. 당시 교육부 장관은 지금의 이주호 장관이었다. 2012년 2월, 교육부는 강화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학교폭력의 원인을 ‘못된’ 학부모와 학생에게서 찾았다. ‘현상적’, ‘대증적’으로 보면 못된 학부모와 학생이 ‘학교폭력의 주범’, 맞다. 교육부는 학생부에 학폭위 조치사항을 기재해 대학입시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많은 교사와 교사단체, 시·도교육청이 우려했다. 현상적, 대증적, 순간적으로 줄어들겠지만 공격하는 칼날이 더 정교하고 날카로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간이 지나면 방패를 뚫는 횟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교육부는 강행했다.

10여년 세월이 지났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올해 어느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을 기점으로 해서 학교폭력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것 같다”고 했다. 5년 만에 교사, 교사단체, 시·도교육청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2023년의 교육부는 다시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았다. 2012년에 그랬듯 못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서. 지난해 12월 교권침해 예방과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교육활동 침해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학생처벌을 법제화하겠다고 했다.

2012년의 기시감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 시절처럼 현상적, 대증적, 순간적으로 줄어들겠지만 시간 지나면 공격하는 칼날이 더 정교하고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능력 있는(?) 변호사들이 더 많이 학폭사건에 뛰어들 것이라는. 2028년쯤이면 또다시 방패는 뚫릴 것이고 교사는 더 처절하게 칼날에 찔릴 것이다. 어쩌면 2028년보다 빨라질지도.

야구 전문가들의 해결책을 우리에게로 가져와야 한다. 중견 교사와 젊은 교사의 조화, 시·도교육청의 지원, 학교 운영자의 민주적 운영, 교육부의 학교 개입 최소화(교사자율성 존중, 교원단체 교원노조 자율성 확대와 협력체제 구축).

중견교사의 학습력과 경험, 젊은 교사의 새로움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평교사의 정년 퇴임을 자랑스러워하는 교단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중견 교사의 학습력과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시·도교육청은 연구회,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70~80년대 산업사회의 교육가치인 계량화와 서열화된 학력으로 오늘의 교육을 진단하고 교사를 바라보는 스펙트럼에서 벗어나야 한다. 텍스트를 넘어 콘텐츠, 콘텐츠를 넘어 아우라를 만들어 가는 시대임을 자각해야 한다. 교사에게 아우라가 넘치게 해야 한다. 학교 운영자의 민주적 학교 운영, 교육부의 학교 개입 최소화 - 교사 자율성 존중, 교원단체 교원노조 자율성 확대와 협력체제 구축은 교육계의 오랜 목소리이다.

칼날을 무디게 하는 것, 현실적으로 어렵다. 거센 칼날을 막아낼 수 있는 방패를 튼튼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