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정, 국가비상사태 또 6개월 연장

▲ 미얀마 군정 수장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사정권이 2021년 쿠데타와 함께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또 한 번 연장했습니다.

오늘(31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8월 1일 자로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하기로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에서 의결했다고 군부가 운영하는 미야와디TV를 통해 밝혔습니다.

군정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국가비상사태는 기본적으로 1년간 유지되며, 이후 6개월씩 2차례 연장할 수 있습니다.

국가비상사태가 종료되면 6개월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군정은 애초 올해 8월쯤 민정 이양을 위한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쿠데타를 일으킨 지 2년이 된 지난 2월 "국가가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오지 않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했습니다.

당시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미얀마 행정구역인 타운십(구) 중 3분의 1 이상이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고 있다며 선거를 서두르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어 또다시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함으로써, 헌법상 규정된 횟수보다 2번 더 연장하게 됐습니다.

군정은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던 수치 고문을 지난 24일 가택연금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얀마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일기도 했지만, 국가비상사태 연장으로 올해 내 총선 개최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지고 군부 통치 체제가 장기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준호 기자 junho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