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미얀마의 봄'… 군부, 국가비상사태 또 연장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두 번째 추가 연장
연내 총선 사실상 무산… 군부 체제 장기화

2021년 3월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미얀마의 봄'이 또 한발 멀어졌다. 2021년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사정권은 국가비상사태를 한 번 더 연장했다.

7월 31일 미얀마 언론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8월 1일 자로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하기로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에서 의결했다. 군정은 앞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쿠데타 발발 2년이 된 지난 2월 군정은 "국가가 정상적 상황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한 바 있다. 국가비상사태 종료를 앞두고 이번에 다시 6개월을 연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군정이 올해 8월쯤 민정 이양을 위해 치르기로 한 총선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군부 통치 체제도 장기화할 모양새다.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국가비상사태는 기본적으로 1년간 유지되며, 이후 6개월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국가비상사태가 종료되면 6개월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021년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약 3,850명이 살해됐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