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치 집회서 폭탄 테러…54명 숨져

▲ 파키스탄 바자우르 폭탄테러 부상자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열린 정치 집회 도중 벌어진 폭탄 테러로 54명이 숨지고 약 200명이 다쳤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인 파키스탄 북서부 카르카이버·파크쿤트와주(州) 바자우르에서 이슬람 강경파 정치지도자들이 모인 정치 집회에서 자살 폭탄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54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약 2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날 행사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가까운 성직자로 자미아트 울레마-에-이슬라미(JUIF) 정당 지도자인 마울라나 파즐루르 레만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사장에 최소 1천 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지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 텐트를 추가로 설치하고 자원봉사자들이 군중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폭탄 테러가 발생했을 때 레만이 집회에 있지는 않았지만, 고위급 인사들이 속속 모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폭탄이 터졌을 때 JUIF 당 고위 인사인 압둘 라시드가 도착했다는 발표가 나오고 있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은 군 헬기 등을 동원해 부상자들을 카르카이버·파크쿤트와주 주도인 페샤와르의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경찰은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입은 자살 테러범이 공격을 자행했으며, 초기 조사 결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적대 관계인 '이슬람 국가'(IS)가 공격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테러범이 JUIF 고위 지도자들이 앉아 있던 무대 근처에서 폭탄을 터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폭발로 이 당의 지역 수장인 마울라나 지아울라가 사망했지만, 라시드 등 무대에 있던 다른 지도자들은 목숨을 건졌습니다.

테러가 발생한 바자우르 지역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와 동맹인 무장세력 파키스탄 탈레반(TTP)의 거점입니다.

TTP는 성명에서 "이슬람주의자들이 서로 적대시하는 것을 겨냥한 공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도 소셜미디어 엑스(X·전 트위터)에서 "이러한 범죄는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준호 기자 junho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