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伊총리 "난 괴물 아냐…성장·고용 등 모든 것 잘 진행"

신창용 2023. 7. 3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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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폭스뉴스 인터뷰서 '극우' 평가에 반박 "좌파가 더 위험"
"일대일로 탈퇴 여부 아직 결정 안해…中·의회 논의 필요"
멜로니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30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괴물로 묘사되지만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그러면서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다. 나는 결과로 말하고 싶다"며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이 성장하고 있고, 고용률도 안정적이다.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멜로니 총리는 2차 대전 당시 독재자였던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가장 극우적인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그동안 성소수자 반대 및 낙태권 축소, 반이민 정책 등을 내세우며 극우 색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멜로니 총리가 지난 27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취임 이후 첫 방미길에 오르자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는 '멜로니가 집권한 이탈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무섭고, 확산하고 있다'는 제목의 외부 칼럼을 게재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를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이후 미국 유력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는 오히려 좌파들이 더 위험하다며 화살을 반대편으로 돌렸다.

그는 "우파와 좌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는 현실에 대처하는 반면, 그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원하고, 그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멜로니 총리는 "그들은 이데올로기적 접근 방식으로 인해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며 "사람들은 이제 이 차이를 이해하게 됐고, 어려운 시기에 이념적 유토피아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통치하길 바란다. 이것이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당선을 비롯해 최근 유럽 전역에 거세게 부는 '우파 물결'에 대해 유럽 시민들이 우파 정당의 현실적인 정책을 선호해서 나온 결과라고 주장한 것이다.

멜로니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 회담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며 "대화 주제에는 양국 간 문제도 있었지만 글로벌 위기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대화는 매우 좋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심을 끈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탈퇴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12월 이전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 문제는 중국 정부는 물론 자국 의회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했지만, 중국과 무역량이 가장 많은 G7 국가가 아니라며 이것은 역설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는 일대일로에서 벗어나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작인 일대일로 사업은 '하나의 띠, 하나의 길'이라는 뜻으로 중국과 중앙아시아·중동·아프리카·유럽을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해 거대 경제권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중국이 참여국에 돈을 빌려주고 도로, 항만, 공항을 짓는 인프라 협력이 핵심으로, 중국은 이를 통해 지정학적·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하겠다는 포석이다.

이탈리아는 2019년 주세페 콘테 총리 시절, 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경제·안보 패권 경쟁이 심화하자 탈퇴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날 자국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일대일로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은 즉흥적이고 형편없는 행동이었다"며 "중국의 대이탈리아 수출은 증가했지만, 이탈리아의 대중국 수출은 같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12월 22일까지 일대일로 참여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때까지 중국에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사업 참여 기간이 5년간 자동 연장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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