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이 쌓인 열 덩어리, 태풍이 불어넣은 수증기... 오늘 최고 36도
8월로 접어들며 폭염(暴炎)의 기세가 더 매서워지겠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밤낮 없이 고온 다습한 공기를 한반도에 밀어넣는 데다, 동중국해에서 느린 속도로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도 뜨거운 수증기를 불어넣으며 열기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기상청은 1일 전국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겠다고 31일 밝혔다. 전날보다 1도 오르는 것이다. 뜨거운 공기 덩어리가 지표부터 탑처럼 층층이 쌓이고 있고, 한반도 바깥에서 여러 경로로 뜨거운 공기가 들어와 기온은 계속 올라갈 전망이다. 특히 5·6호 태풍이 연달아 발생한 탓에 고온 다습한 바다 수증기가 밀려들며 폭염 강도를 키우고 있다. 기상청은 “이미 뜨거워진 한반도에 태풍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고 했다.
폭염은 태풍이 우리나라 부근까지 북상해 기압계를 뒤흔들기 전까진 해소될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한여름 폭염은 한반도 대기 상·하층을 거대 기단인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각각 장악하며 최고조에 이른다. 두 기단은 아직 세력을 넓히는 중이다. 아직 ‘절정’은 아닌 것이다.
올해 폭염이 더 혹독하게 느껴지는 것은 한반도에 뜨거운 수증기를 추가로 불어넣는 ‘외부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륙을 강타한 5호 태풍 ‘독수리’와 동중국해에서 서서히 북상 중인 6호 태풍 ‘카눈’이다. 느린 속도로 이동 중인 ‘카눈’이 한반도 폭염에 가장 큰 변수다. 예년보다 뜨거운 바다를 지나며 몸집을 키운 ‘카눈’은 6일까지 대만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있다. 6일까진 우리나라에 뜨거운 공기를 계속 불어 넣는다는 뜻이다. 6일 이후 예상 이동 경로가 중국부터 일본까지 180도로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로 북상할 가능성도 있다.
간간이 열기를 식혀주던 소나기도 1일부터는 일부 지역에만 내릴 전망이다. 1일 경기·강원권, 2일 전라·경상권과 제주도에 비가 예고됐다. 기상청은 “상·하층 온도 차가 작아 대기가 안정된 상황”이라며 “대기가 통째로 뜨거워져 버리면 비도 잘 내리지 않게 된다”고 했다.
전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습도까지 높아 체감 기온은 실제보다 더 높은 상황이다. 밤새 열기가 식지 않아 열대야(熱帶夜·최저기온 25도 이상)도 계속되겠다. 질병청에 따르면 30일 온열 질환으로 전국에서 3명이 숨져 올해 누적 사망자가 13명으로 늘었다. 이 중 10명이 이틀 새 나왔다. 작년 같은 기간 사망자 6명의 2배가 넘었다. 지난 5월 20일 이후 온열 질환자는 모두 1117명이 됐다. 78.1%가 남성이고,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이 28.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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