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액 88%는 사실상 정기예금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자는 취지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됐지만 가입자들의 선택은 ‘고수익’보다는 ‘안정’이었다.
퇴직연금이 노후자금으로 사용되는 만큼 가입자들은 리스크를 감내하길 꺼린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의 ‘사전운용지정 방법 비교 공시’를 보면 지난 2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디폴트옵션 적립액은 8563억1800만915원이었다.
이 가운데 ‘초저위험 포트폴리오’ 적립액은 7585억5836만3634원으로 전체의 88.6%를 차지했다.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는 퇴직연금 적립액을 100% 정기예금으로 운용하는 상품이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계좌 내 적립금을 스스로 운용하지 않고 방치했을 때 미리 정해둔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관리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7월12일 도입돼 유예기간 1년을 거쳐 지난 12일부터 본격 시행 중이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금융회사의 초저위험 포트폴리오와 저위험·중위험·고위험 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지정해 적립금이 해당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도록 할 수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된 취지는 그간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아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 효과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적립금을 현금으로 방치하기보다 실적 배당형 상품(주식·채권형 펀드 등)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라는 것이다.
노동부와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1.52%, DC형은 2.49%, IRP는 3.00%였는데, 수익률이 실적 배당형 상품 비중과 비례했다. DB형 중 실적 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비중은 4.8%, DC형은 20.7%, IRP는 34.3%였다.
4대 은행의 지난 2분기 디폴트옵션 수익률을 봐도 상품의 투자 위험이 클수록 수익률이 비교적 높았다. 국민은행 초저위험 포트폴리오의 6개월 수익률은 2.18%에 그쳤으나 ‘고위험 포트폴리오 1’ 상품 수익률은 14.16%로 전체 금융권 중 1위였다.
신한은행도 초저위험 포트폴리오의 3개월 수익률이 0.77%, ‘저위험 포트폴리오 2’는 2.12%, ‘중위험 포트폴리오 2’는 3.03%, ‘고위험 포트폴리오 2’는 4.33% 등 위험도에 따라 수익률이 차별화됐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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