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도 선인장도 못 살겠다…“폭염은 실존적 위협”
[앵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미국에서는 산에 사는 곰이 민가로 내려와 수영장을 차지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습니다.
미국 국민 절반 정도가 폭염 경보, 주의보의 영향을 받을 정도로 폭염의 확산세가 무섭습니다.
워싱턴 이정민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미국의 한 가정집 수영장.
난데없이 야생곰 한 마리가 들어앉아 있습니다.
이곳 캘리포니아 남부 버뱅크의 당시 기온은 35도, 미국 언론들은 더위를 못 견딘 곰이 물가를 찾다가 수영장까지 침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상을 촬영한 경찰의 SNS엔 찜통 더위가 만들어낸 보기 드문 장면에 댓글이 잇따랐습니다.
미국 남부 애리조나에선 사막식물 선인장도 한 달 내내 최고 43도를 웃돈 폭염을 못 버티고 말라 죽었습니다.
[타니아 에르난데스/애리조나 피닉스 사막식물원 연구원 : "이곳에서 연구 중인 용설란이나 선인장의 개체군이 물 부족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 훈련시설로 옮겨지던 경찰견은 이동 중 차량 화물칸에서 더위로 열 마리나 폐사했습니다.
화물칸 에어컨이 고장 난지 몰랐던 겁니다.
[제니 웨버/동물 관리 업체 책임자 : "우리 모두에게 정말로 슬픈 날입니다."]
한 달 전부터 미국 남서부 지역을 강타하기 시작한 폭염은 주말을 거치며 미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기승을 부렸습니다.
체감 기온 38도를 웃도는 더위에 1억 7천만 명 넘게 폭염 경보와 주의보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니콜 브리튼/라스베이거스 관광객 : "뜨거운 공기를 마시는 것 같아요. 헤어드라이어 안에 있는 기분이에요. 지독하네요."]
미국과 캐나다 서부에선 설상가상으로 대형 산불까지 번졌습니다.
잇단 폭염 피해에 미국 정부는 지난주부터 폭염 위험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27일 :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이미 미국에 1년에 천억 달러씩 비용이 발생하고, 가장 취약한 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만 매년 6백 명 넘게 이상 고온으로 숨지고 있다며, 기후 변화는 이제 실존적 위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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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기자 (ma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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