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수해복구 ‘이중고’ 겪는 이재민…텐트살이까지
[KBS 청주] [앵커]
집중호우로 수마가 휩쓸고 간 곳에 이번엔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이재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거처할 곳이 마땅치 않은 일부 이재민들은 주택 옥상에 텐트를 치고 힘겨운 복구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자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 옥상 시멘트 바닥 위에 텐트가 설치됐습니다.
이부자리와 수건, 선풍기 한 대가 세간살이의 전붑니다.
밤까지 이어지는 무더위에 비좁은 텐트 안에서는 지친 몸을 누일뿐 잠을 청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김현숙/이재민 : "언제까지 여기서 생활할지는 몰라요. 아직 집안이 마르질 않고 모든 게 습하니까 들어갈 수가 없어요. 기약은 없으니까."]
홀로 사는 김순덕씨는 한 시간 거리의 자식 집을 마다하고 눅눅한 내집살이를 택했습니다.
더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엉망이 된 집안을 치워보지만,
["이걸 어쩌면 좋아."]
젖은 집이 언제 마를지, 고쳐 쓸 수는 있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김순덕/이재민 : "어제 (벽지를) 뜯었는데 속에 물이 줄줄 나와. 다 뜯어 내버렸어. 힘들지 뭐. 어제 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다 고치고."]
이 마을에서만 16가구 30명이 모든 게 불편한 이재민 생활을 2주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친인척집이 가까운 이들은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낫지만 마냥 신세 질 수는 없는 터라 밤낮으로 복구작업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지만 속도는 맘만큼 따라주지 않습니다.
[김윤원/경기도 남양주시/자원봉사자 : "날씨도 너무 덥고 지역에 와보니까 진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참 안타깝고."]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아물기도 전.
폭염 속에서 자리 펴고 편히 누울 곳조차 없는 이재민들의 고통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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