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부상, 내 어깨 기증하러 갈게!” 팬들도 애탔던 2시간, 펫코파크 슈퍼스타 증명

김태우 기자 2023. 7. 3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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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 오른 어깨에 충격을 받아 고통을 호소하는 김하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포스트시즌 진출 전선에 복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샌디에이고는 31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 열린 텍사스와 경기에서 5-3으로 이기고 기분 좋은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팀인, 올해 리그 강호로 발돋움한 텍사스를 상대로 한 스윕승이라 의미는 더 남달랐다. 시즌 승패 마진도 -2까지 줄여 5할 승률을 노려볼 만한 위치에 올라섰다. 그러나 경기 중에는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올 시즌 팀의 핵심 선수로 거듭난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어깨를 부여 잡고 경기장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7월 들어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며 팀의 리드오프로 고정된 김하성은 1회 볼넷에 이어 3회에는 3‧유간의 깊은 내야안타로 일찌감치 2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그러나 아찔했던 장면도 있었다. 3회 안타를 치고 나간 김하성은 보가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쇄도했다. 여기서 충돌이 일어났다.

넉넉하지 않은 비거리라 김하성은 서둘러 스타트를 끊었고, 홈까지 전력 질주해야 했다. 이미 가속도가 많이 붙은 상황이었다. 텍사스 중견수 타베라스의 송구도 비교적 정확하기는 했다. 이에 포수인 허프도 홈플레이트를 깔고 앉았다. 그 과정에서 김하성과 허프가 충돌했다.

김하성은 왼손으로 홈을 쓸려고 했으나 이미 발과 무릎으로 막혀 있는 상황이었고, 충돌하면서 오른쪽 어깨에 순간적으로 큰 충격이 가해졌다. 송구가 포수 앞에서 튀며 뒤로 빠졌고, 이에 김하성이 통증 속에서도 무릎을 꿇고 기어 득점을 확정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이후 오른쪽 어깨를 부여잡았고, 트레이너와 밥 멜빈 감독이 급히 뛰어 나왔다.

현지 해설도 정적이었다. 김하성은 다행히 홀로 걸어서 더그아웃에 들어갔으나 곧바로 클럽하우스로 갔다. 현지 해설진은 “어깨를 부여 잡았다. 부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로 클럽하우스로 가고 있다”면서 우려를 드러냈다.

▲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 31일 텍사스전 홈 쇄도 과정에서 오른 어깨를 다친 김하성

팬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하성이 올해 팀에서 차지하고 있는 공수 비중을 고려할 때, 김하성의 장기 이탈은 날벼락과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득점에 환호하던 펫코파크의 팬들도 김하성이 좀처럼 일어서지 못하자 침묵에 빠졌다. 항상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뜨거움을 선사했던 김하성이 평소 보지 못했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온라인에서도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김하성의 어깨 근육 손상 우려가 있다는 진단이 쏟아져 나왔다. 6주에서 두 달까지 회복 기간을 제시하는 팬들도 있었다.

샌디에이고 지역 스포츠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데빈 스포츠 고스펠’은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이미지를 첨부하면서 “김하성에게 오른쪽 어깨를 기증하러 펫코파크로 가는 길”이라는 재치 있는 게시물을 남겨 팬들의 웃음과 공감을 자아냈다. 댓글에는 “한국인 왕을 구해달라”, “내 어깨도 가져가라”, “다른 소식이 없느냐”는 등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김하성이 부상으로 교체되며 빠진 뒤, 검진 소식이 알려지기까지는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다행히 X-레이 검진 결과 뼈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때야 팬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안도한 건 밥 멜빈 감독을 비롯한 샌디에이고 코칭스태프는 물론 김하성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하루를 자고 일어나봐야 더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다. 충돌이 심했던 만큼 근육이 더 뭉칠 수도 있어서다. 멜빈 감독 또한 1일 경기 출전은 불투명하다고 했다. 김하성이야 몸이 괜찮으면 뛰겠다고 의지를 보였지만, 남은 시즌을 고려하면 일단 회복이 최우선이다. 지금 무리할 이유가 없다. 역설적으로 김하성의 작은 부상은, 그가 팀과 팬들 사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증명하는 사례로 남았다.

▲ 혼신의 슬라이딩을 선보이고 있는 김하성
▲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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