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반 무너질 수 있어 진입 금지”…분명히 경고했는데
[앵커]
실종자를 찾다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 관련 소식입니다.
사고가 있기 이틀 전, 소방 당국이 해병대에 위험을 경고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지반이 무너질 수 있다며 강과 맞닿은 지역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는데, 해병대는 듣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박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9일 산사태 실종자를 수색하다, 갑자기 꺼진 땅에 중심을 잃은 뒤 빠른 물살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
전날 큰 비가 와 물 속 지반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수색 작업을 했는데도, 구명 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습니다.
[해병대1사단 A부사관 어머니/음성변조 : "(장병들이) '가슴까지 물 차오릅니다' 하니까 '그냥 찾아' 그랬대요. '그냥 수색하라'고 했대요."]
사고 이틀 전 소방 당국이 해병대 측에 사고 위험을 경고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해병은 '물이 없는 강 둔치를 수색'하고, 특히 '강과 맞닿은 경계지역은 비 온 뒤 무너질 수 있으니 진입 금지'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물 근처에도 가지 말라며 지반이 무너질 수도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 겁니다.
소방 당국은 17일 오후 한 시 반쯤 해병대 측과 만나 수색 방법 등을 협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안전 유의사항' 5가지를 통보했다는 입장입니다.
유의사항에는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릴 경우 둔치에서도 퇴거할 것과, 벌레와 뱀 등을 주의하고, 더운 날씨에 충분한 휴식과 수분을 보충하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협의 과정에서 해병대 측에 구두로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해병대 측은 이에 대해 "당일 소방 당국과 만난 적은 있지만 안전 유의사항에 대해 통지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해병대는 고 채수근 상병 사고와 관련한 자체 조사를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만간 사건은 경찰에 이첩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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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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