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층인데 무서워 살겠나” 철근 누락 LH아파트 커뮤니티 들썩
국토교통부는 3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가운데,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15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15개 단지에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인 이들의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랐다.
이날 국토부가 공개한 ‘전단보강근’ 누락 단지는 수도권 8곳과 지방 7곳 등 총 15곳으로, 시공사 명단에는 DL건설을 비롯해 대보건설, 동문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한신공영 등 인지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적발된 15단지 중 파주운정 A34, 남양주별내 A2, 아산 탕정 2-A14, 음성금석 A2, 공주월송 A4 5곳은 이미 입주까지 끝났다.
명단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자, 해당 아파트에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인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는 들썩였다. 80만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국민 공공 민간 임대아파트 들어가기’(국공민) 카페에는 철근 누락 아파트 명단이 공식적으로 돌기 시작한 이날 오후 4시 이후부터 ‘철근 누락 아파트 당첨됐다’ ‘LH 아파트 들어가기 겁난다’ 등을 제목으로 한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입주민, 혹은 입주 예정자들은 글과 댓글을 통해 각자의 불안을 호소했다. 한 입주민은 “20층인데 생각날 때마다 무섭다. 흔들흔들거릴 것 같다”고 했다. 철근 누락 아파트 중 한 곳에서 1년을 거주했다는 입주민은 “내년 중 이사 갈까 생각만 했는데 무조건 가게 됐다. 무서워서 살겠냐”고 했다. “지난 5년 안에 입주한 단지까지 아예 전수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네티즌도 있었다.
LH가 문제가 발견된 아파트 단지들에 대해 지하 주차장 내에 기둥을 추가로 시공하거나 기존 기둥에 하중 지지 시설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보강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걱정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그래도 철근 들어간 거랑은 다르지 않냐. 보여주기식 행정 대처 정말 화난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보수 공사 해도 마음이 편치 않다. 당연히 들어가야 할 철근이 빠졌는데 어떻게 마음을 놓냐”고 했다.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다 부수고 다시 지었으면 좋겠다”는 이도 있었다.
책임자에 대해 강한 처벌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책임자 제대로 처벌하고 조사 확대해야 한다” “대형 인명사고라도 나야 정신 차릴 거다” 등이다. 특히 전단보강근이 설치돼야 하는 기둥 154개가 모두 누락된 것으로 조사된 양주회천 A15에 대해서는 “이 정도면 아파트가 서 있는 게 신기한 상황인 것 같은데, 관련자들 싹 다 처벌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이번 부실은 설계, 감리, 시공 전 과정에서 발견됐다. 일부는 설계 과정부터 지하주차장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이 누락됐고, 일부는 설계 도면대로 시공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과거 관행적으로 있었던 안전불감증과 그로 인한 부실시공 일체는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철저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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