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서 고양이 고원성 AI 또 확진…용산구 이어 엿새만에 또 발생
국내에서 고양이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종이 다른 동물들 사이에 전염병이 옮은 경우여서 정부가 인체감염 가능성 차단을 위한 긴급 방역작업에 돌입했다.
3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5일 용산구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폐사한 고양이 두 마리가 고병원성 AI(H5N1형)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날에는 관악구 소재 동물보호소에서 기르던 한 마리가 ‘양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앞서 관악구 소재 고양이 의심증세가 확인된 이후 이를 지난 주말 의사환축으로 분류, 감시를 강화해왔다.
특히 지난 25일 용산구 보호소 감염 사례의 경우 검사를 통해 확진된 것은 두 마리지만, 같은 기간 총 38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알려져 ‘집단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관악구 사례 역시 호흡기 증상으로 동물병원을 찾은 한 마리만 검사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외 감염 동물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확진 사례가 추가로 보고되자 방역 조치를 강화해 서울시 전역의 길고양이에 대해 AI 감염실태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사 수 증가에 따라 추가 감염 사례는 더 나올 수 있다. 이에 더해 일각에선 고양이를 통해 사람으로 AI가 전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현재로선 이런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이번 H5N1형의 경우 조류에서 고양이를 거쳐 사람으로 전파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당국은 고양이 접촉자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실시중이다.
질병관리청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접촉자를 대상으로 증상 발현 여부를 최대 잠복기인 10일간 관찰한다.
2021년 말부터 세계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행하며 포유류에서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작년 이후 스페인, 미국 등 10개국에서 포유류의 AI 감염 사례를 보고했다.최근 폴란드에서는 앞서 각각 다른 지역에서 고양이가 AI에 감염된 사례가 29건 보고되기도 했다.
이에 WHO는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포유류에서 H5N1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이는 동물과 인간에게 더 해로울 수 있는 신종 AI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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