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 15만원 탈취’ 4인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
1920년 1월4일 일제의 무장 호송대가 마차로 15만원을 운송하던 중 독립운동가들 습격을 받아 돈을 모두 탈취당했다. 당시 15만원은 소총 5000정과 탄환 50만발을 구매할 수 있는 거금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은 결국 일본 경찰에 붙잡혀 15만원이 독립운동에 쓰이지는 못했지만 이 사건은 항일 첩보전 역사의 중요한 대목으로 기록됐다.
국가보훈부는 31일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던 ‘간도 15만원 탈취 사건’ 속 주인공 윤준희·임국정·한상호·김강 선생을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철혈광복단을 조직한 윤준희·임국정·한상호 선생은 무장투쟁만이 독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군자금을 마련할 방안을 모색했다. 일제가 조선은행 회령지점에서 간도까지 마차로 15만원을 운송할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선생들은 1월4일 간도 용정촌 부근에서 호송대를 습격해 자금을 탈취하는 데 성공했다.
1월31일 새벽 일본 경찰은 선생들을 급습해 체포했다. 윤준희·임국정·한상호 선생은 모두 사형을 선고받아 1921년 8월25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하얼빈과 간도 등지에서 한인 청년들을 규합하는 데 애쓰면서 1919년 11월 간도청년회를 조직한 김강 선생은 간도 15만원 사건에 연루됐다. 도피생활을 하다가 1920년 11월12일 일본 경찰에 체포돼 중국 연길현에서 피살, 순국했다.
정부는 윤준희·임국정·한상호 선생에게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김강 선생에게는 1995년 독립장을 추서했다.
보훈부는 8월의 6·25전쟁 영웅으로는 김성은 해병대 중장(1924~2007)을 선정했다. 김 중장은 중령이던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해병부대를 이끌고 전북 남원, 경남 함양·진주에서 북한군의 공격을 지연시켰고 같은 해 8월 야반산을 탈환했다. 이 전투로 모든 부대원은 1계급 특진했다. 당시 마거리트 히긴스 미국 뉴욕헤럴드 트리뷴 기자는 해병대 활약상을 보도하며 “한국 해병대는 귀신이라도 잡겠다(They might capture even devil)”는 문구를 썼다. ‘귀신 잡는 해병대’라는 표현이 이 기사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1951년 김 중장에게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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