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원팀’ 입니다”...국경 넘나드는 동맹, 배터리發 합종연횡
고품질 동박 생산 합작사 설립
LG화학도 日도레이와 합작법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배터리의 주요 구성 요소 생산을 위해서는 각 소재간 공급처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체 간 맞손은 국경을 넘나든다.
SKC는 일본 도요타의 무역부문 자회사 도요타통상과 손잡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북미 지역에 고품질 동박을 장기 공급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한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만든 막으로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시스템)의 필수 소재다.
31일 SKC의 2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는 도요타통상과 북미 시장에서 동박을 생산·공급하는 합작회사(JV) 설립 검토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지난 28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SK넥실리스와 도요타통상은 북미 시장 잠재 고객사가 원하는 우수한 물성의 동박 제품 제조와 장기 공급에 협업할 예정이다.
1948년에 설립된 도요타통상은 지난 2021년 3월~2022년 3월 기준 매출 8조엔을 기록하며 일본 상장사 중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 철강, 화학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비철금속 등을 거래하고 있으며 2차전지와 수소연료전지 등 신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북미 지역의 배터리 생산량은 오는 2025년부터 폭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북미 지역의 동박 현지 생산량은 연간 1000t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동박 공급 부족이 빠르게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통상은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와 공동 투자를 통해 배터리 제조 공장인 미국 TBMNC를 노스캘로라이나주에 건설 중이다. 이곳에서 2025년부터 실제 배터리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대 40GWh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통상은 이 TBMNC의 전체 재료 공급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번에 SK넥실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넥실리스의 글로벌 확장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올해 상업 가동을 시작하는 말레이시아와 내년 완공 예정인 폴란드에 이어 본격적인 북미 투자에 앞서 장기적으로 대규모 물량이 필요한 잠재 고객사를 확보해 안정적인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미 지역까지 포함해 연간 25만t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에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배터리 소재 간 연합은 이미 지난해부터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LG화학은 일본 도레이와 지난해 1조원 이상을 투자해 헝가리에 배터리 분리막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현재 이 공장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해 배터리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두 회사는 오는 2028년까지 연간 8억㎡ 분리막을 생산하고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과 유럽 배터리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LG화학은 지난해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와 함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를 설립했다. 이 공장에서는 기존 메탈 전구체를 비롯해 폐기물인 스크랩과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메탈도 함께 활용해 전구체를 생산한다. 전구체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을 섞어 만든 것으로 여기에 열처리 과정 등을 거치면 양극재가 탄생한다.
배터리 소재 업체가 완성차 업체와 합작 공장을 짓는 경우도 많다. 포스코퓨처엠은 GM과 함께 캐나다에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해 두 회사는 북미 양극재 합작사인 ‘얼티엄캠’ 설립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1단계로 전기차 약 22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연간 3만t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공장을 퀘벡주 베캉쿠아에 건립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국내 SK온, 중국 전구체 생산업체 GEM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북 군산시 새만금 부지에 5만t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LG화학 역시 중국 화유코발트와 협력해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2026년까지 1차로 5만t 양산 체제를 갖춘 뒤 증설을 통해 연간 10만t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2차전지 소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는 가치사슬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전기차 업체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재료 확보에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소재 업체와 동맹을 맺는 경우가 많다”며 “이로써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선 기초부터 탄탄해지는 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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